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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대생의 심야서재 Feb 26. 2021

김애란 단편소설 칼자국 필사 후기. 엄마를 보았다.

feat. 통필사 2기 모집 안내

파트너 빅피플님의 글을 옮겨왔습니다.

통필사 모임 안내




햇볕이 따뜻하다. 봄이 가까이 왔구나 느낀다. 거울을 마주하고 선다. 살을 빼야겠다. 흠.. 헤어스타일을 바꿔볼까? 거지 존 단발에  왼쪽 오른쪽 4:6 가르마로 몇 달째 유지 중이다. 그래! 3월이 되기 전에 똑 단발로 바꿔야겠다. 마음먹는다. 이마 쪽으로 5손가락을 넣어 가르마 방향을 바꿔본다. 여배우가 된 것 마냥 예쁜 표정도 지어보다가 이내 깜짝 놀란다. 12가닥의 흰머리가 온기 종기 모여있다. 어? 8개였는데 4개가 생겼어? 8개였을 때 바로 뽑아버리고 싶었지만 흰머리를 뽑으면 2배로 생긴다는 속설에 흰머리가 길어지면 한 가닥만 잡아서 최대한 아래쪽에서 자르려고 기다렸다. 여기서 더 생기는 건 아직 용납할 수 없었다.  예상치 못하게 펀치를 한 대 맞은 느낌이다. 마음이 요동 친다. 뽑을까 말까 고민했다. 보이지 않으면 신경 쓰지 않을 것 같았다. 검은 머리 풀숲에서  오른손 엄지 검지가 요리조리 헤쳐가며 흰머리 주변으로 간다. 왼손은 흰머리가 더 눈에 띄도록 검은 머리카락을 누른다.  멋진 팀워크다. 흰머리 끝을 잡은 오른손은 조심조심 아래로 내려가 뿌리째 훅 뽑는다. 시원하다~  며칠 사이에 흰머리가 이렇게 늘다니 내 손에 들려있지만 안 본 눈을 사고 싶다.  돌연변이라 믿고 싶다.


중학교 2학년 때.  저녁을 먹고 설거지를 마친 엄마는 내 무릎을 베고 누워 드라마를 봤다. 30분쯤 지났을까? 다리가 저려왔다. 코에 침을 여러 번 발랐지만 소용이 없다. "엄마 발 저려요" 얘기했지만 대답이 없다." 엄마 자요?" "아니 아니" 엄마는 아니라고 했지만 눈 감고 드라마 내용 다 아는 특별한 특기를 가진 우리 엄마였다.  "엄마 잠시만" 하며 엄마 고개를 살포시 들어  다리를 쭉 폈다. 쭉 펴진 내 다리 위에 엄마 고개를 아까와 같은 방향으로 내려놓았다.  엄마 옆모습이 명확하게 드러났다. 검게 그을렸지만 뽀도 독한 피부, 거뭇거뭇 한 반점들, 작고 귀여운 코, 중간 길이 속눈썹. 딱 적당한 이마 볼륨, 그리고 이마와 머리카락의 경계 사이 수많은 흰머리카락  38살. 엄마 나이였다. 지금 나보다 어린  엄마 나이다.



"엄마 흰머리 봐 좀 뽑을까?" 

"납둬"( 납둬이말은 나둬 의  전라도 지방의 말입니다) 

 흰머리 뽑으면 더 생겨. 속에 안 보이는 흰머리는 내 훈장이야  살아온 증거들!"

"훈장이 뭐 그래 우리 훈장 다른 거로 바꾸자"

"그럼 딸이 염색 좀 해주련?"

"뭐 그까이것! 해줄게"


김애란 단편소설 칼자국을 필사하면서 엄마의 흰머리 모습만  많이 떠올랐다. 다른 예쁜 모습도 많은데 왜 흰머리였을까? 김애란 작가는 돌아가신 엄마를 회상하며 엄마의 언어를 요리로 표현했다. 그리고 "칼자국" 제목으로 세상에 나왔다. 책을 읽고 필사하면서 나도 엄마의 언어를 만들고 싶었다. [38세 엄마의  흰머리 그리고 사춘기였던 나] 옥신각신 티격태격했지만  물리적 정서적으로 가장 가까웠던 엄마와 나 사이였다.  


'가장 속도가 느린 독서법' 필사를 하면서 흐릿했던 기억이 쨍하게 선명해짐을 느꼈다. 엄마를 떠올리면 엄마의 모습만 났었다면. 필사하면서 엄마 냄새 그리고 엄마의 촉감이 몸에 감지가 되었다. 1차원적인 눈으로만 읽고 생각만 하던 독서가 5감이 활개 치며 입체적인 영화를 본 느낌이다.  


엄마랑 같이 여행한다 생각하고 책 들고 여기저기 나들이


김애란 칼자국 필사 모임 1기는 10분과 함께 했다. 한 소설을 읽고 필사를 했지만 각자가 느낀 소감들은 다양했다.



함께 해주신 1 기분들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하루하루 체크해가면서 필사 못하신 분들은 은자씨가 다정하게 이름을 불러줬다. 


필사방 대화 엿보기 






필사방 인증 엿보기 


김애란칼자국 마지막 문장 - 화몽캘리


1기필사  꿀꿀이님 후기 

https://youtu.be/52FR358Bw20

1기필사  꿀꿀이님 후기


1기 필사방 모집 글  https://blog.naver.com/anwnwlsdks/222205043005


신청서 작성 

https://forms.gle/VZXEgAUQ2qbJhSjc6


필사모임 with 친절한 은자씨 2기 


2기 통필사모임 책  : 민음사 김승옥 무진기행 

민음사 무진기행 - 10편의 단편소설이 수록되어있습니다. 10편의 소설을 2달간 함께 필사해보려 합니다.


김승옥 작가는 감수성의 혁명이란 말을 들을 정도로 글을 유려하게 잘 쓰는 작가 중 한 명입니다. 당시 많은 문학청년들이 무진기행을 읽고는 현실엔 존재하지도 않는 곳으로 가기 위해 버스터미널에서 무진행 버스 티켓을 달라고 했다던 풍문이 있다고 합니다. 



1기 때와 달라진 점 


-30분 이상 필사로 나와 만나는 시간을 가진다. 

-통필사라 읽고 - 부분 필사 가능

단! 부분 필사 후 내 이야기로 바꿔서 글쓰기를 한다 = 

문장력 키우는데 도움이 됩니다

-통필사를 하는 경우

새롭게 보이는 단어  신박한 표현, 묘사, 은유, 비유 문장 따로 적어 놓고

글을 쓰게 될 때 사용해보기 

- 일주일 2~3번 줌 키고 같이 필사 (선택) 


타 필사 모임과 차별화되는 점 


 - 일주 1회 작은 이벤트 미션 있어요

 - 주 단위로 모아서 필사자의 한 줄 감성 & 메시지 드려요 

- 한 달에 한번 작은 백일장 -커피 쿠폰





통필사 모임은  


단순히 책을 읽고 감명 깊은 구절 한 줄 필사하는 부분과는 다릅니다. 통필사는 자신과의 깊은 대화이고, 최적의 글쓰기 연습이며, 최고의 자기 계발 행위입니다. 혼자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생각하면 난감하기만 합니다. 그리고 막상 시작을 해도 그 시작이 꾸준히 지속되기는 결코 쉽지 않습니다. 특히 통필사의 경우는 수없이 자신을 배신하고 의심하는 시간들을 견뎌내야만 그 뒤의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도 있습니다. 통필사는 그 시작점을 만들어 주는 모임이 되고자 합니다. 그리고 꾸준히 할 수 있는 힘이 되고자 합니다. 지속성장을 할 수 있게 하는 성장의 밑바탕이 되는 모임이고자 합니다.


신청서 작성 

https://forms.gle/VZXEgAUQ2qbJhSjc6


통필사 모임 2기를 자축하며 나를 위한 선물



 필사 한 후 제일 와 닿는 문장 한줄 씩 적어야겠다. 한달 후 모아둔 문장으로 한편의 글을 써야겠어요. 



함께해요


조금은 깊은 독서를 해보고 싶으신 분

일반 독서와는 좀 다르게 책을 접하고 싶으 신 분

문장력, 어휘력, 문법강화를 업그레이드 하고 싶으 신 분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야 하는 분

오감의 글쓰기를 해보고 싶으신 분

필사를 한번이라도 접해보신 분

공심재에서 변화, 성장 해보고 싶은 신 분

은자씨와 함께 하고 싶으 신분 → 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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