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아리아

by 공대생의 심야서재

거리에서 바람이 잠적해 버렸어요

이끼가 피어오른 자갈을 들춰봐도

저층부에서는 침식작용이 워낙 심했다니

우리의 비밀은 영원히 돌아오지 못하겠습니다


먼 곳에서 당신을 찾아 한참 서성거렸지만

그곳엔 체념한 바람, 혹은 사색에 잠긴 아리아만 불어왔습니다


걸었습니다, 찾을 때까지

멈출 수 없어서 강물처럼 흘러갔습니다만

우린 망각의 초원에서

떠오르는 태양을 숭배하는

철없는 오후일 뿐이었습니다


어둠이 이슬에 깃들 무렵, 나는

당신의 서늘한 시간을 바구니에서

몇 개 겨우 건져올렸습니다


보물 찾기, 그래요 우린 각자의 책상에서

시간을 더듬는 중이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눈치 없이, 약속 없이

익숙한 장면들은 이 단단한 껍질 주변을 드나듭니다


놀라지 않아도 되는 사이죠 우린?

오래 꾸는 꿈을 기대한 건 아니었으니

영혼은 오후 햇살에 널어두고

바람을 찾으러 떠납시다

거리에서 흔하게 발견되는 화석이 되어갈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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