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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대생의 심야서재 Apr 06. 2022

나는 인생의 모든 경험을 노션 템플릿으로 만든다.


당신은 과거를 이용해 자신을 정당화한다. 과거를 이용해서 설명을 하고 핑계를 댄다. 당신은 과거를 마치 템플릿처럼 이용해 미래를 계획한다. ‘이건 해야 하고, 이건 하면 안 되고.’
< 내 인생 구하기, 개리 비숍 지음, 이지연 옮김 > 중에서



요즘의 주요 관심사는 '노션 템플릿'이다. 듣고 보고 배운 것은 모두 노션 템플릿으로 압축된다. 책을 읽다, '흠… 이건 노션 템플릿으로 만들면 딱이야(무엇인지 보안상 말할 수 없음)'. '좋아 빠르게 가(누군가의 말 흉내)'! 이렇게 나도 모르게 탄성을 지른다. 혹은 무릎을 탁 치면서 '그래! 이거 예전에 배운 거잖아, 노션 템플릿으로 만들면 되겠어(이것 역시 무엇인지 말할 수 없음. 그래서 추상적으로 쓸 수밖에 없었음)'라고 뭘 만들까 궁리하던 내 머릿속에 환한 조명 빛이 샤워 물줄기처럼 쏟아져 내리는 것이다.


모든 것은 관심 영역 안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관심을 가지면 관심이 초점이 더 또렷해진다. 관심은 Ambient(은은하고 부드러운 조명)처럼 부드럽고 은은하며 넓게 확산되는 성질을 가지는 게 아니라 'Point Light'처럼 한곳으로 발산하는 성질을 가진다.


내 관심은 집중이다. 집중력을 얻기 위해 나는 여기까지 온 것이다. 무수히 많은 인생의 임계점을 통과해오며 나는 지금 이 순간 집중력이라는 은총을 받은 것이다.


나는 한때 글을 쓰면서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나는 글로서 인생의 마지막 승부를 보고야 말겠다. 글로서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겠다고. 마치 새로운 연인을 만난 사람처럼 나는 글을 대했다. 하지만 글은 바로 나 자신이었다. 나는 글을 쓰면서 온갖 모양을 가진 나를 마주해야 했다. 그 모양엔 내가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게 더 많았다. 그게 거북스럽고 유쾌하지 않았다. 내가 마주해야 할 대상이 바깥 세계가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이라니. 패해 의식만 가득한 대상이 바로 내 마음이었다니.


나는 온갖 정의하기 곤란한 모양을 가졌다. 유쾌하고, 유머스럽고, 괴팍하고, 이유 없이 우울하고,갑자기 즐거워지고, 슬퍼지기도 하고. ADHD처럼 산만하기도 하고, 들뜨기도 하고 차분하기도 하고, 분노에 가득 차기도 하고, 공감하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고, 질투하기도 하고 응원하기도 하고, 잘 어울리기도 하고 외톨이기도 하고, 아싸이기도 하고 인싸이기도 하고, 주변인이기도 하고 주인공이기도 하고, 어느 곳에는 존재하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한. 정의할 수 없는 형상을 가진 게 바로 나였다. 나는 모든 순간의 다른 나를 마주하고 그 나와 상대해야 했던 것이다.


첫 번째 승부에서는 링에 오르고도 싸워야 할 대상이 나 자신인지 상대방인지 모르고 주먹만 휘둘렀다면 두 번째 승부에서는 '내가 싸워야 할 상대가 누구인지 정확하게 알고 링에 오르겠다. '이런 각오는 적어도 분명해졌다.


지금 나의 적은 물론 나 자신이다. 한때는 나와 연관을 맺고 있는 모든 사람이 경쟁자이자 잠재적 그것이라고 생각한 적도 있으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 내 인생의 책임은 타인이 아니라 나에게 있다. 내가 다퉈서 이겨야 할 대상은 오직 나 자신인 것이다.


나는 어제의 무능하고 어리석은 나를 물리친다. 나는 어제의 게으르고 나태하던 나를 물리친다. 나는 어제의 부정적 감정에 휩싸이던 나를 물리친다. 나는 어제의 질투의 화신이던 나를 물리친다. 나는 어제의 무책임하던 나를 물리친다. 나는 이길 줄 모르는 어제의 나를 물리친다. 나는 어제의 나, 나 자신에게 비롯된 모든 존재와의 싸움에서 이긴다.


인생은 수없이 많은 도전 과제에 직면하는 것이고 나는 그 도전에 임하는 내 태도와 자신감 만큼만 성장한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없다. 배운 만큼 느끼고 배운 만큼 표현한다. 그게 내가 글을 쓰는 방식이고 현재 느끼는 결론 중의 하나다.


글을 써서 그러니까 감성이 충만한 글을 쓴다던가, 멋진 은유로 잠재의식의 세계를 구현하는 시를 쓴다던가, 가상의 세계를 소설로 표현한다던가, 그것도 아니라면 노션 템플릿으로 내가 아는 모든 세계를 구현한다던가. 글이든 글이 아닌 디지털의 그 어떠한 표현 방식이든, 그것은 모두 나에게서 출발한다. 내가 시점이고 내가 곧 종점인 것이다. 생산자는 바로 나다.


위에서 서두를 밝혔던 것처럼 나의 관심사는 온통 노션 템플릿이다. 내 경험이든 타인에게 들은 것이든 무엇이든 노션 템플릿으로 만들어보고 있다. 템플릿은 아주 빠르게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생산성이 어마어마하다. 앱 하나 만들려면 한 달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는데, 템플릿은 흐름만 이해하면 아무리 시간이 많이 걸린다 해도 하루면 된다. 어쩌면 3시간 내에 만들 수도 있다. 그런 면에서 노션 템플릿은 MVP(최소 기능 제품(Minimum Viable Product))라고 할 수 있다.


속도보다는 방향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적어도 결과물을 빠르게 맛보려고 하는 이유는 궤도의 수정 때문이다. 빠르게 만들고 확인해야 다시 만들어서 더 나은 것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현재 노션에 아이디어 페이지를 만들고 그곳에 앞으로 제작해야 될 템플릿의 목록을 쌓아두고 있다. 페이지는 마치 버거킹의 스태커4 와퍼처럼 탑의 형상을 갖추고 있다. 나는 그 햄버거 탑에서 패티 한 장을 조심스럽게 꺼내는 마음으로 템플릿을 만든다.


글을 더 잘 쓰게 만들어주는 노션 템플릿

일을 더 잘하게 만들어주는 노션 템플릿


템플릿을 능숙하게 다룬다고 해서 노션을 마스터하는 게 아니듯이 템플릿을 만드는 기술은 쉽게 얻어지는 게 아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노션 초보나 노션 템플릿을 생각하는 사람도 기본적인 노션 기능을 익히지 않았다면 창조적인 노션 템플릿을 만들 수 없다.

이석현





밀리의 서재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프로 일잘러의 슬기로운 노션 활용법》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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