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상은 책상이다 》 - 페터 빅셀
짧은 평(《책상은 책상이다》, 페터 빅셀, 위즈덤하우스)
《책상은 책상이다》는 어른을 위한 동화다. 스위스의 페터 빅셀이라는 작가가 썼다. 이 책을 내가 어떻게 알았는지 잘 모르겠다. 가끔 나도 모르는 내가 해괴한 짓거리를 벌이고 다닌다. 이를테면 장바구니에 책을 몰래 넣고 결제하는 기이한 짓거리들. 하지만 책을 완독하고 보니 나의 또 다른 본능의 판단이 참 마음에 든다. 때론 이성보다 본능이 내가 원하는 것을 더 잘 찾지 않는가.
동화엔 보통 교훈이 담겨 있다. 이 책에서 속삭이는 간접적인 교훈이란 사람들 간의 소통이다. 이 책엔 7가지의 단편이 소개된다.
지구는 둥글다
책상은 책상이다
아메리카는 없다
발명가
기억력이 좋은 남자
요도크 아저씨의 안부 인사
아무것도 더 알고 싶지 않았던 남자
단편엔 다수의 사람들로부터 소외된 사람들이 등장한다. 그 사람들은 자신의 세계에 갇혀있다. 타인의 삶엔 그다지 관심이 없다. 어쩌면 다르고 싶어서 더 과장된 행동을 가끔 펼치기도 한다. 대체 왜 제 마음대로 살아가고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으려 하는 걸까?
세상과 격리되어 있으면 삶은 대체로 왜곡된다. 이를테면 지구가 둥글다고 생각하고 직선으로 지구를 한 바퀴 돌겠다고 결심하는 80대 노인, 사물을 다른 이름으로 바꿔 부르는 사람의 에피소드(책상을 사진으로 부른다. → 피곤하군, 사진 속으로 들어가야겠어.) 가 단적으로 그렇다. 그들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지 못한다. 그럴 재능도 그럴만한 동기도 없다.
페터 빅셀은 그래서 역설적으로 인간이 가진 희망, 가능성을 언급한다. 소외되고 외로운 사람도 결국 사람으로 치유될 수 있다는 믿음과 가능성을.
에피소드는 모두 현실에서 벌어지지 않는 것들이다. 상상에서나 꿈속에서 볼 수 있는 이야기들이다. 하지만 때로 비현실적인 이야기가 더 생생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 기이하고 현실 바깥의 세계라서 말하자면 비현실적이라고 해서 우리와 멀리 떨어져 있다는 것은 좀 아니지 않을까?
이 책을 읽고 교보문고에서 페터 빅셀의 다른 책을 찾아본다. 아… 그런데 교보문고는 뭔가 원활하지 않다. 여전히…
책식지수 = 4.65점
가장 단순한 일이 가장 어려운 법이다.
"언제나 똑같은 책상, 언제나 똑같은 의자들, 똑같은 침대, 똑같은 사진이야. 그리고 나는 책상을 책상이라고 부르고 사진을 사진이라고 하고, 침대를 침대라고 부르지. 또 의자는 의자라고 한단 말이야. 도대체 왜 그렇게 불러야 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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