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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대생의 심야서재 Nov 10. 2022

삶은 과연 아름다운 것일까?

미친 장난감 로베르토 아를트


로베르토 아를트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태생의 작가다. 작가의 이름을 제대로 외우지 못하는 나로서는 로베르토 아를트, 아틀트, 아를르… 하, 어렵다. 일단 책과 친해지려면 이름부터 귀에 척 달라붙어야 할 텐데, 여간해서 기억해 내기 쉽지 않다.


왜, 로베르토 아를트 - 다시 한번 타이핑하며 기억 속에 주입시켜본다 - 를 언급했냐 하면 오늘 후기를 써보려고 궁리 중인 소설 《미친 장난감》을 언급하기 위해서다.


일단 이 책의 표지부터 구경해 보자. 굉장히 강렬한 이미지다. 왠지 난폭하고 광기에 서린 언어가 난무할 것 같은 느낌이 온다. 활활 타오르는 저 불꽃 속에 인간의 광기가 보이는가? 미칠듯한 분노의 화기가 느껴지는가? 미친 장난감, 흠… 저 불타오르는 인간의 비극적 결말을 상징하는 것일까? 인간의 광기는 저 가증스러운 머릿속에서부터 출발한다는 의미를 작가는 상징하고 싶었을까? 그래서 난 끌렸지만, 그런데 역설적으로 저 표지 때문에 이 소설을 꺼려 하는 사람도 있을 것 같다. 임기 5년이 뭐 대단하다고 도대체 겁이 없다.(흠... 부적절한 비유일 듯)


나는 자꾸만 의미를 해석해내려고 애쓴다. 미친 장난감이 대체 뭐야 아무리 따져봐도 딱히 떠오르는 이미지는 없다. 그렇다고 주인공이 미친놈 수작 부리고 앉아있네,라고 주장할 생각도 없다. 어린 시절에 약간의 일탈을 경험했다고 해서 그를 미친놈으로 몰아갈 자격은 적어도 나에겐 없기 때문에.(나도 도적질을?)


주인공인 실비오는 완전히 망한 인생이다. 그도 그의 친구들도 모두가 근본 없는 극빈자 출신들이다. 아무리 노력하고 발악을 해도 절대로 가난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어린 시절에 일찌감치 깨닫는다. 그리하여 먹고살기 위해서 도둑질이라는 생산성이 아주 높은 시장에 뛰어들지만 그가 도서관에서 훔쳐 온 물건은 기껏해야(?) 두꺼운 책들이다.(여기서 토마스 만의 《마의 산》이 등장) 도둑질은 완전 범죄가 되지만, 실비오는 직업 다운 직업을 갖지 못하고 여기저기 전전하는 부랑자 같은 삶을 살 운명에 처하게 된다. 


불운이 반복되는 삶 속에서도 실비오는 삶을 사랑할 수 있을까? 성인이 되어서도 여전히 어린 시절과 같은 범죄인의 삶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될까? 그의 인생은 과연 아름다운 것으로 변신할 가능성이 있을까? 그는 스스로 어떤 삶을 살게 될까? 그는 가진 자들에게 통렬한 복수를 하게 될까? 영원한 패배자로 남게 될까? 소설을 읽어 보자. 읽고 스스로 깨달아 보자.


그리고 도대체 제목인 미친 장난감이란 무엇일까?


그러니까 미친 장난감은 아마도 ‘문학’의 어느 지점을 상징할 거라고 가정해 본다. 문학은 오직 미친 자들이어야만 그 진정한 의미를 찾아낼 수 있을까? 문학은 인간들 간의 불평등을 조장하는 수단에 불과할까? 문학은 미학적인 세계의 미러링에 불과할까? 


글쎄 《미친 장난감》의 주인공인 실비오가 비참한 가난에서 영원히 벗어나지 못하는 존재로 전락할지라도 문학은 계급을 초월하게 만들고 인간다운 삶을 서사하게 만드는 미친 장난감이란 사실을 계속 생산할 것이다. 문학이란 교양이 있거나 사회적으로 품격이 있어야 추구가 가능한 수단인가? 그렇지 않다. 쓰레기 취급을 당하고 밑바닥 범죄에 휘말려도 모든 사람에게 멸시를 당해도 심지어 친구를 배신하는 가롯 유다의 입장이 되어도 인간은 문학을 꿈꿀 수 있고 그 문학은 인간으로서 살아갈 방향을 리드한다. 구역질 나는 삶에도 문학은 꽃처럼 환하게 열린다. 문학을 사랑하는 실비오는 과연 그의 삶에서 문학적 성취를 얻었을까? 그의 생생한 분투기가 궁금하다면…


� 책 속의 한 문장  

    “그래서 모든 것이 놀라울 따름이에요. 가끔은 내가 한 시간 전에 이 세상에 도착해서 모든 것이 새로워 보일 뿐만 아니라 눈부시게 빛나고 아름답다는 느낌이 들기도 해요. 그럴 때면 당장 거리로 나가 만나는 사람마다 포옹을 나누고, 도로 한복판에 멈춰 서서 이렇게 말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고요. '다들 왜 그렇게 슬픈 표정을 하고 다니는 거죠? 인생은 아름다운 거예요. 아름답고말고요………… 그렇지 않아요?”  


    난 스스로에게 물어보죠. "내 안에 존재하는 이 삶, 이 생명을 어떻게 하지?' 나는 그걸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선물하고 싶어요…………. 사람들에게 천천히 다가가서 이렇게 말하는 거죠. '즐겁고 행복하게 살아야 해요! 알겠어요? 아이들처럼 해적 놀이도 하고・・・・・・ 대리석 도시도 만들어보고... 떠들썩하게 웃고 떠들면서…… 폭죽도 던지라고요.”   


노션 책 리뷰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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