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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대생의 심야서재 Nov 14. 2022

자, 물살을 거슬러 헤엄을 쳐 보자고!

《 당당하게 실망시키기 》 - 오즈게 사만즈 그래픽 노블 추천


짧은 평(《당당하게 실망시키기》, 오즈게 사만즈, 책과콩나무)


터키 소녀의 성장 스토리를 담은 그래픽 노블이다. 호기심 충만한 한 소녀가 어른으로 성장하기까지의 온갖 경험을 담았다. 주인공인 소녀는 현재 노스웨스턴 대학교의 교수로 재직 중이며 뛰어한 화가이기도 하다. 즉, 이 그림책은 실제 주인공을 모델로 삼았다. 


독재국가의 교육 환경이 어린 시절의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이 그래픽 노블을 읽으면 바로 알게 된다. 권위주의에 굴복해서는 절대 안 된다. 누군가의 강요에 끌려다니다, 자칫 잘못하면 소중한 꿈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꿈은 스스로 찾는 것이다. 하지만 자신이 겪어왔던 경험 중에 진정한 꿈이 숨어있을 지도 모르니, 두루두루 다양하게 무엇이든 부딪혀 보며, 꿈의 순간을 찾아내고 그것이 나에게 맞는지 깨닫는 게 더 중요할 것이다.


하고 싶은 일은 언제나 부모님이 원하는 것, 선생님이 원하는 것, 사회가 원하는 것 사이에서 충돌한다. 문제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전혀 모른다는 사실, 모르기 때문에 더 주저하고 작은 일에도 실망하고 만다는 사실, 우리는 그런 작은 실패들이 안겨주는 실망에 굴복할 것이 아니라, 이 그래픽 노블의 작가처럼 담대하게 스스로를 실망시키더라도 나만의 파도를 일으키려는 용기를 품고 앞으로 앞으로 거칠게 나아가야 하지 않을까.




책 속의 문장들


이스탄불은 정말 아름다워요.

모험으로 가득 찬 도시예요.

위험으로 가득 찬 도시지.

이스탄불은 널 집어 삼킨다.

이스탄불은 가짜미끼야.


꼭 아버지한테 인정받지 않아도 돼. 넌 뭐든 원하는 대로 될 수 있어.


내가 죽음과 마주해야 한다면 무엇 하나 끝까지 해내지 못한 걸 후회하겠지.


난 뭐든 원하는 건 제법 잘 배웠다.

난 하고 싶은 일을 해야만 했다.

설령 그것이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기대에 어긋나는 일이라 해도








짧은 평(딱 1년만 쉬겠습니다, 브라이언 리아, 책밥상)


딱 1년만 쉬겠습니다》는 미친 일벌레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그래픽 노블이다. 일과 삶의 균형을 잃고 일이 전부라 그 대양의 세계에서 표류하는 자들이라면 반드시 이 책을 읽고 휴식에 당장 뛰어들어야 할 것이다. 이렇게 말해놓고 나는 치열하게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위선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다. 


이 그림책의 주인공은 공교롭게도 저승사자, 즉 죽음이다. 죽음도 과로사할 지경에 처했다. 고된 업무 끝에 어느 날, 죽음에게 1년의 휴식이 강제로 하달된다. 죽음은 거의 죽음이 닥쳐온 급박한 상황에서 휴식과 정면으로 마주하게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맞게 된다. 


죽음이 쉬면 죽음은 인간에게 찾아오지 않으려나? 그런 어리석은 생각은 하면 안 된다. 세상엔 저승사자가 수없이 많고 그들은 빈틈 없이 일 처리에 능한 프로 들이니까. 그러니 우리는 죽음을 외면하지 말고 오늘을 열심히 살아가자! 아무튼 죽음은 1년이라는 안식년을 맞게 되고 그 기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고민에 빠진다. 말하자면 쉬면서도 일 생각을 전혀 놓지 못하는 것이다. 


쉼에 능하지 못한 죽음은 안식년을 어떻게 보내게 될까? 1년을 쉬게 되면 자신의 업무 능력이란 안개처럼 사라져버리게 될까? 쉬면서 죽음은 어떤 경험을 맞게 될까? 죽음은 인간들과 나름 잘 어울리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죽음은 본질적으로 인간과 멀리 있다. 친밀한 관계를 맺을 수 없는 처지가 죽음에겐 현실인 것이다. 


1년이라는 시간은 길면서도 짧다. 특히 일에 빠져서 일이 전부라고 생각하는 사람에겐 일보다 휴식이 더 어려운 문제일 터. 하지만 그림책처럼 1년은 아니더라도 1달, 아니 1주일이라도 제대로 쉬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저승사자를 당장 만나게 될지도 모를 테니. 더 이상 일 생각, 업무 생각은 일절 하지 말고! 일로부터 완벽하게 분리되어서 삶에서 균형이란 걸 찾아보자. 늦기 전에…


책 속의 문장들


수 킬로미터에 걸쳐 황량했던 들판에 꽃이 핀다. 절정이다. 

나는 형형색색의 꽃들이 넘실대고 - 활기로 가득하다. - 꿀벌들이 

부지런히 일을 하는 들판에 누워 온몸을 쭉쭉 뻗는다. 

약간 죄책감이 든다. - 나도 다시 일하러 가야 하나? 

언제 노를 저어야 할지, 언제 노를 놓아야 할지 한 번도 배운 적이 없지만, 

만약 배우려면 시작하기에 가장 좋은 장소인 들판에 

지금 나는 누워 있다. 


오늘 밤은 사색에 잠긴다. 

이제 휴가도 많이 지나고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좀 더 의미 있는 일들로 나머지 시간을 채워야 하는데.... 

확실히 많은 일을 했고 재미있는 사람들을 만났는데 

그래서 무엇을 배웠지?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내가 성장하고 있는 건가? 


“인생은 배움이다. 배움을 멈출 때, 당신은 죽는다." 

톰 클랜시는 이렇게 말했다. 어쨌거나 인터넷에 그렇게 나온다. 그는

 《The Hunt for Red October>라는 소설을 썼다. (영화로도 만들어졌는데 

숀 코네리와 젊은 시절의 알렉 볼드윈이 주연을 맡았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도 아주 비슷한 말을 조금 예의 바르게 했다. 

“배움을 멈출 때부터 당신은 죽어가기 시작한다." 

아인슈타인은 물론 세계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이지만 

어쨌거나 두 사람은 이제 우리 곁에 없다. 


삼나무를 보았다. 생각보다 훨씬 컸다! 

그중 한 나무는 밑동 중앙에 뻥 뚫린 큰 구멍이 있었다. 가이드는 그 나무가 

"천천히 죽어가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모두가 지나칠 때 

나는 안으로 들어갔다. 모든 소리가 사라졌다. 

내가 작게 느껴졌고, 따듯했다. 

나무는 전혀 죽어가고 있지 않았다. 단지 천천히 살아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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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산책 사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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