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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대생의 심야서재 Nov 15. 2022

죽음의 마력을 지닌 산이 있어

《 마의 산(상) 》, 토마스 만


짧은 평(《마의 산(상)》, 토마스 만, 열린책들)


무려 1,500페이지 분량을 자랑하는 장편소설, 토마스 만의 인생 역작, 반드시 읽어야 할 고전 중의 고전이다. 소설 《마의 산(상)》은 알프스산맥의 한 요양원이라는 협소한 공간에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주인공 '한스 카스토르프'는 3주간의 휴식을 위해 요양원에 방문했을 뿐이다. 그는 병자로서 요양원을 찾지 않았다. 처음부터 그는 이 사실을 독자에게 애써 강조한다. 마치 병자들과 자신의 신분을 구분할 요량으로.


하지만, 뜻하지 않게 중병(?)을 진단받고 장기 요양(?)에 들어가게 된다. 그 과정에서 짝사랑도 하게 되고 문필가와 치열한 격론을 펼치기도 한다. 어쩌면 요양원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일반 사회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일에 주인공은 각별한 관심을 갖게 된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한 부분이 (상) 권에서 연이어 펼쳐진다. (상) 권은 한스 카스토로프의 요양원 방문과 그의 사촌 요아힘, 그리고 다수의 병자들과의 만남을 다룬다.


《마의 산(상)》은 카스토르프를 주축으로 그와 병자들과의 일상을 담담하게 그려내는데, 이때 토마스 만은 다양한 인물에 자신의 인격을 간접적으로 대입시킨다. 그 인격엔 인간 군상을 대하는 그만의 방식, 철학, 신화의 요소들을 두루두루 대입시킨다. 인물들의 내면 묘사와 그들의 대화를 엿보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토마스 만의 사상을 미약하게나마 이해할 수 있다.


약 250페이지까지는 아주 느리게 독서가 진행되다, 중후반부 이후에는 가속이 붙어 마지막까지 쉽게 읽어낼 수 있다. 이야기가 벌어지는 요양원이라는 공간은 병을 고쳐주기도 하지만, 없는 병 혹은 드러나지 않은 병을 수면 위로 상승시키는 나쁜 효과를 나타내기도 한다. 그들은 과연 요양원에서 탈출할 수 있을까?


지상과 시간이 다르게 흐르는 산맥 꼭대기의 요양원이라는 곳에는 굳이 절대 찾아가지 않은 것으로…


(중) 권이 기대된다.



책식지수


� 책 속의 한 문장  

    여기에 있는 친구들은 세상 사람들이 말하는 시간을 중요하게 생각지 않아. 넌 아무래도 믿지 않겠지만 말이야. 3주란 이들에게 하루와 같은 거야. 너도 곧 알게 될 거야. 그 모든 것을 배우게 될 거라고. (…) 여기서는 사람들의 개념도 변해 버려.  


    인간은 개별적 존재로서 자신의 개인적 생활을 영위할 뿐만 아니라,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자기가 사는 시대와 그 시대를 사는 사람들의 생활을 영위해 나간다.  


    어느 하루가 똑같은 나날의 연속이라면, 그 모든 나날도 하루와 같은 것이다. 그리고 매일이 완전히 똑같은 나날의 연속이라면, 아무리 긴 일생이라 하더라도 아주 짧은 것으로 느껴지고, 부지불식간에 흘러가버린 것처럼 될 것이다.  


    두 가지의 원칙이 세계를 지배하려고 투쟁하고 있다. 말하자면 권력과, 정의, 폭정의 자유, 미신과 지식, 지속의 원칙과 끓어오르는 운동의 원칙, 즉 진보의 원칙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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