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공대생의 심야서재 Aug 11. 2018

나란 무엇인가

글쓰기 모임 1회 차 후기

 글쓰기 모임을 시작했어요. 일주일에 한 번씩 온라인으로만 참여하는 방식의 수업입니다. 다들 각자의 자리에서 일이 있고 오프라인에서 정기적으로 모일만큼 시간도 넉넉하지 못하니 온라인으로 글을 쓰는 모임을 기획하고 싶었어요. 뜻이 맞는 사람들이 조금 모였고요. 일주일 전부터 한 가지씩 주제로 글을 쓰기 시작했어요.


 아내가 걱정하더군요. 지금 회사도 바쁘고 저녁에 원고 쓸 시간도 부족한데 모임을 연다고 하니 말이죠. 하지만 제가 중심이 되어 이루고 싶었던 모임이기도 하고 버킷리스트 중에 '글쓰기 모임을 해본다'는 목표도 있었기에 일단 추진해보자 했어요. 


 제가 주제를 정하고 그것에 대하여 한 편씩 글을 씁니다. 10주 동안 개별적인 주제로 모임을 이어 나갑니다. 6분 정도를 모시고 오손도손 글 쓰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했으나, 뜻하지 않게 스무 명 정도 되는 분들과 함께하게 되었어요. 한 번에 너무 많은 분들이 수업에 참여하면 비효율적일 것 같아서 화요일과 금요일 밤 클래스를 열기로 계획을 수정했어요. 힘들 줄 알았는데 막상 진행해보니 역시 힘들어요(웃음). 그래도 너무 재미있고 서로 글을 나눌 때마다 마음의 평안을 찾는 기분이 들어요. 점점 이 모임에 중독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고 할까요?


 제가 목표로 하는 건 말입니다. 꾸준하게 글을 쓰는 습관을 기르자는 건설적인 취지도 있지만, 그것보다 타인의 글을 읽고 서로의 솔직한 감정을 나누는 것이에요. 나아가서 통찰력이나 영감까지 얻을 수 있다면 금상첨화겠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글쓰기 모임을 통해서 타인과 진솔한 소통을 할 수 있다는 믿음이에요. 글을 잘 쓰고 싶다면 연습이 제일 중요하겠죠. 다른 어떤 말보다 글 쓰는 습관을 꾸준히 기르라는 말 밖에 다른 비법은 없을 거예요. 모든 일의 성공과 실패는 백지 한 장 차이고 그것을 가르는 것은 개인의 마인드라고 생각합니다. 글쓰기가 개인에게 새로운 기회와 도전의 장을 열어줄 거라는 믿음이 있어요.


https://brunch.co.kr/@futurewave/286


첫 주에는 "나란 무엇인가"라는 이야기로 글을 썼어요. 총 16분이 해당 주제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 주셨어요. 저마다의 개성과 매력이 담겨 있었죠. 쓰신 글 중에 감동받았던 문장들을 소개해볼게요.




사물에 대한 관찰력과 묘사가 뛰어났던 모모님. (상담심리사, 독서치료사, 논술지도사)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가정을 꾸리고 아이들을 키우면서 바위산의 모습은 다듬어졌다. 거칠었던 표면은 사포질을 한 듯 부드럽게 정돈되었고 텅 비었던 내부는 온갖 재료들로 채워지고 있다. 소나무들이 뿌리를 내려 틈이 벌어지기도 했고, 주변을 지나는 폭포를 부드럽게 휘감아 돌릴 수도 있게 되었다."


https://blog.naver.com/humi1002



대만에 계신 와일드멜론님.


그래서 안간힘을 쓰고 있다. 

내 마음에 볕이 들기를. 

스스로 볕을 만들어낼 수 있기를.

그래서 이 비바람 부는 곳에서도 

자주자주 볕을 쏘여서 한 뼘이나마 자랄 수 있기를. 


자신의 닉네임에 관련된 글을 쓰셨죠.

(사진은 개똥참외입니다.)


https://blog.naver.com/eun1170



꿈을 이루기 위해 열정적으로 자기계발을 하고 계신 일과삶님


나는‘지금의 나’가 좋다.

그리고 ‘앞으로의 나’가 더 기대된다.

난 아직 나의 전성기가 오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조금씩 하루하루 더 성장해 나가다 보면 내가 죽기 직전이 나의 전성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렇습니다. 우리에겐 아직 전성기가 오지 않았어요.

https://brunch.co.kr/@worknlife#articles



해외에서 목사님으로 목회를 하고 계신 소피아님


나에게 가장 좋은 선택을 해야 한다고 믿는다. 세상에서 내가 가장 친하게 지내야 할 사람은 '나'이다. 세상 모든 사람과 화목하고 나 자신과 불행하면, 그 사람은 불행하다. 타인을 기쁘게 하느라, 나는 불행하게 내버려두게 된다. 타인의 날 선 말이 나를 상처 입힐 수 있는 것은  '내가 상처 입힐 수 있게 허락' 했기 때문이다.


https://brunch.co.kr/@wander#articles



올바른 삶이란 무엇일까. 고민하고 계신 김나은님


옳은 길을 가고 싶고, 올바른 방향으로 향하고 싶은 마음뿐이다. 

‘어제의 나보다 오늘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


프랜차이즈 카페 브랜드 마케팅을 하고 계십니다



심리 상담사이신 행복냐옹이님


때론 귀찮기도 하고 마음에 여유가 없을 때 툭툭 건드리면 짜증도 나지만, 우리 아이들이 스스럼없이 나를 놀잇감으로 이용할 수 있고, 재미있는 놀이를 찾아날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하고 안심이 된다. 


아이들을 통하여 스스로의 마음을 치유하고 계십니다. 상담심리사 + 갈등 조정가로 일하십니다.

https://blog.naver.com/seeyou98


김남준님


나란 무엇인가에 대한 내 결론은 ‘내가 원하는 내 모습’이다. 마이웨이로 살아가면서 적어도 내 주위의 사람들에게 베풀 줄 아는 사람. 그게 바로 내가 생각하는 나란 존재이다.


공정 엔지니어이십니다.

https://blog.naver.com/skawns7609


글이 참 따뜻한 토로군님


수많은 일상과 흥밋거리들과 고민이 교차하는 한가운데에 토로군이 있습니다 

쉽지 않은 일상 속에서, 매일같이 쏟아지는 흥밋거리 속에서, 

풀리지 않고 쌓여만 가는 고민들 속에서 저는 길을 찾고자 합니다 


https://blog.naver.com/stynerk83


블로거도 시작이고 이제 막 브런치도 시작이신 기경희님


나도 내가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니깐

난 세상에서 내가 제일 어려워

시시때때로 변화하고 감정의 변화 폭도 커서 어떤 감정인지 어떤 생각을 하는지 항상 변하고 바뀌니깐


https://brunch.co.kr/@kiheaven#articles


경영과 심리를 전공하는 대학생 이준희님


이것이 진정 내가 바라본 나의 모습일까? 이것이 나

의 모든 것을 말해주는 걸까? 오롯이 나 스스로의 관점에서 본 나는 아닌 것 같다. 나는 사회라는 공간 속에 살며 타인이라는 거울을 통해 나를 발견할 수도 있기 때문에.


변호사/글 쓰는 사람/강의하는 사람이신 티라노님


나는 외면을 보면 유순하고, 작고, 동글동글하고, 하얗다. 강아지로 따지면 말티즈나 시츄 같은 과이다. 그런데 내용물은 사실 핏불 테리어다. 내 애니어그램은 8번 유형, '도전하는 사람'이다. 추구하는 모습은 리더십 있고, 카리스마 있고, 자신의 영역에 있어 통제력을 유지하려고 하는 강한 성격의 사람이다. 제일 보람찬 일은 주변의 사람들을 도와주고 지켜주는 것이다. 


https://brunch.co.kr/@alyosha#articles


경험수집잡화점의 피터킴님


결국은 먼지다. 공수래공수거다. 존재로서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삶은 선물이다. 먼지에게 주어

진 감사한 선물






https://brunch.co.kr/@reading15m#articles


자동차 회사에 다니시는 라떼파파님


어떤 페르소나를 쓰느냐는 것은 내가 어떻게 길러졌고, 내가 어떤 사고로 세상과 조우하는지에 달렸다. 그것을 인격이라 말하기도 하고, 됨됨이라 불리기도 한다. 누구나 여러 개의 페르소나를 가지고 있다. 다만 그것을 상황에 맞게 골라 쓰는 능력이 그 사람의 인격을 좌우한다. 


https://blog.naver.com/jihoon1977


학생이자 군 복무 중이신 임훈님


"나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우리 스스로 과거를 돌아보도록 만들어 준다. 하지만 이 질문의 위력은 결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이 질문은 미래에 있어서 우리가 어떠한 상황이든 대응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다.


https://blog.naver.com/dags823


법사회학과 법인류학을 전공하고 계신 대학원생 박지원님


나는 룰렛 게임 속 뽀로로다.’


이것이 내가 찾은 이번 주제의 대답이다. 나는 모두의 기대에 부응하는 사람이고 싶었다. 모두가 날 좋게 보길 원했다. 누군가 날 미워할 수도 있다는 생각 자체가 싫었다. 누군가 나에게 항상 좋은 평가를 내려줬으면 좋겠고, 심하게는 드라마 주인공과 같은 이미지가 되길 원했다. 이런 성향이 적당할 때는 삶을 좀 더 생산적으로 살아가도록 만들어 주는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점점 나 자신을 옭아매는 족쇄로 다가왔다. 


11년 차 해외 마케터, 글 쓰는 워킹맘, 에세이스트이신 김혜원님


역할극을 마치고 온전히 내가 되어 고요한 정적만이 남겨진 시간. 그 시간을 기다리며 쓸쓸함과 외로움, 뿌듯함과 오늘의 크고 작은 후회를 다시 글 속에서 그려내는 나는 오늘도 저녁을 기대한다. 글을 쓰다 어떤 기억과 마주했을 때, 그 나쁜 기억들과 화해하는 법을 여전히 잘 몰라서 눈물을 흘려버리고 마는 나이지만. 반대로 싹싹 지워버리고 싶은 기억 덕분에 다시 끄집어내고 싶은 좋은 기억도 지금 만들어 내고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싶은 나이기도 하다. 


https://brunch.co.kr/@heaven#articles



해외에 계신 분들과 함께 하기 위한 방법을 찾기 위해 분주했어요. 신청하신 분들 단 한 명이라도 버리고 가고 싶지 않았거든요. Zoom이라는 프로그램도 설치해보고 다른 솔루션을 찾아봤지만 여의치 않아서 숱한 시행착오를 거쳤지요. 다음 주부터는 안정도 찾아가고 모임에 참여하는 분들도 편안한 환경에서 자기 글을 낭독하고 느낌을 나눌 거라는 기대가 있어요. 글을 잘 쓰고 싶다면 타인의 글을 잘 읽고 이해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 없이는 절대 좋은 글을 쓸 수 없다고 생각해요.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여러 분들과 함께 하면서 저도 배운다고 생각합니다. 서로 배우고 일깨워주는 모임 참 아릅답지 않습니까? 혹시 참여 못하신 분들은 10주 후 2기 때 함께 했으면 좋겠어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