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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대생의 심야서재 Jun 08. 2019

글쓰기란 자신을 넘어서는 일이다.

마스터마인드 1기를 마치며......

마스터마인드 글쓰기 수업은 8주 동안 열린다. 다른 글쓰기와 다른 점은 글벗이 쓰고 싶은 주제를 직접 기획하고 쓰는 것이다. 이번 시즌부터는 철학책 - <소피의 세계> - 을 같이 읽자고 색다른 안을 제시했지만, 대게 자신이 원하는 주제를 들고 오는 편이다. 


글벗들은 한 주에 한 편씩 각자의 삶을 내어 놓는 시간을 갖는다. 삶은 경험이 바탕이 되고 쌓은 경험은 글로 직조된다. 주어진 시간은 단 일주일이다. 하루 24시간, 각자의 글 쓰는 시간을 산출해본다. 자는 시간 7시간, 먹는 시간 3시간, 일하는 시간 8시간, 가족과 함께 하는 저녁 시간 2시간, 이동 시간 2시간 빼면 하루 2시간이다. 하루 2시간씩 6일을 부역해야 하는 악조건이 주어진다. 쉽지 않다. 어떤 글을 쓸 것인가 고뇌하느라 시간을 소비한다면 글을 쓰고 퇴고할 시간은 당연히 부족할 수밖에 없다. 출퇴근 시간, 점심시간, 가끔은 업무 시간에 딴짓하도록 우리를 유혹한다. 


무엇이 우리를 글쓰기로 내몰았을까? 적잖은 희생을 치러야 하는 난제 앞에서도 굴하지 않고 의지를 불사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글쎄, 쓰는 사람과 쓰지 않은 사람, 경험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경계, 그 위태로운 삶을 살아보지 않은 사람은 용기의 원천을 모른다. 쓰는 것이 역사가 되는 경험은 아무나 취득할 수 없다. 오직, 글을 쓰며 고통, 슬픔, 희열을 맛본 사람만이 얻을 특별한 지위인 셈이다. 그 맛에 취하여 숨 막히는 삶의 막후에서도 우리는 견디는 글을 쓴다. 쓰는 것이 나의 삶을 치유하고 위로하며 삶의 의미를 발견하는 특효약이라는 갈 알기에.



물론, 글쓰기와 수업 참여는 강제도 의무 사항도 아니다. 어떤 규제도 개인의 자유와 행복하려는 의지를 가로막지 못한다. 우리는 자신을 극복하려는 자세와 세상을 향한 따뜻한 시선으로 글자들을 찍어낼 뿐이다. 우리는 자발적으로 시선을 하나로 모은다. 맹렬하게 때로는 본능적으로 물아일체의 순간을 경험하며 뿜어 내듯 심장을 세상 밖으로 역류시킨다. 표류하듯이 흘러가는 삶, 게워내듯이 토로하는 삶, 두려움을 물리치는 삶, 충만과 결핍 가운데 우리는 서 있다.


마감은 하루 전날이다. 반드시 마감을 지켜야 하는 것이 글 쓰는 이의 당면 과제다. 일주일의 개시와 동시에 어떤 글을 써야 할 것인가 고민할 것이다. 어떤 글로 세상에 나라는 존재를 부각할 것인가, 고민할 것이다. 나의 이야기가 세상에 등불이 될 수 있을 것인가, 고민할 것이다. 고민은 사유를 만들고 사유는 경험을 다시 촉진한다. 삶이 선순환하는 경험을 우리는 맛본다. 글 쓰는 사람이라면 공통적으로 가지는 과정이 아닐까.


마스터마인드 글쓰기 그룹은 첫 번째 시즌을 마쳤다. 내가 주최한 2가지 수업, 베이직과 어드밴스드를 거친 글벗들만 오직 참여할 수 있다. 조건은 비교적 까다롭기도 불편하기도 하다. 다소 친목적이기도 하다. 글이 써지지 않는 고통을 경험한 사람들, 글쓰기 경험이 기쁨으로 승화한다는 걸 체험한 사람만 참여가 가능하다. 사회가 부과한 무거운 짐(의무, 규칙)을 지며 복종, 순응하는 자를 낙타라고 니체는 말했다. 글을 쓰는 사람은 낙타로서의 짐을 벗어버리고, 빠져나올 수 없는 미세한 구멍을 통과하려 노력하는 사람이다. 그런 고비를 넘어선 사람만이, 마스터마인드 그룹에서 글을 쓸 자격을 얻는다.


거창한 사람처럼 그들을 묘사한 것 같지만, 난 그 이상의 의미를 그들에게 부여하고 싶다. 글쓰기란 자신을 넘어서는 일이다. 게으르고 나태하고 삶의 방관자에 머무르려는 나약한 의지, 힘을 잃은 존재를 극복하려는 사람이 바로 내 글벗들이다. 그들은 현재 초인을 향하는 중이다.


글쓰기는 자신과의 지난한 싸움에 도전하게 만든다. 우리는 몸을 만들어야 한다. 일주일 2,000 자라는 양식에 우리의 삶을 압축시키며 내 경험을 모델 삼아 과거를 살기도 미래를 살기도 한다. 스스로를 부정하려는 시선을 벗어던지고 개척하려는 삶, 운명에 순응하지 않고 불가능한 목표를 깨 가며 전진하는 이유가 바로 글을 쓰는 사람을 만든다. 나는 멋진 사람들과 함께하고 있다.




7/2(화) 오픈. 글쓰기 수업 모집하고 있어요.

https://brunch.co.kr/@futurewave/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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