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시가 사라졌다
블라인드를 헤치고
에스프레소를 바닥에 쏟더니
시가 사라졌다
어둠을 찢고
보신각종소리를 33번 울리고
담벼락으로 스며들더니
시가 완전히 사라졌다
재주도 좋다, 구르는 소리
검은 파도 밑으로 꺼지는 소리
냄새 없는 소리
넌 밤마다 김소월의 삶을
창밖으로 던진다
시인의 몸뚱이 위로 370번 버스는 지나가고
운동화 밑에 시인의 이름이 깔리고
가로등은 시집을 불태운다
너는 유리창에
시인의 이야기를 쓰고
100년을 산
불쌍한 시구로 목을 축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