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성, 즉 업무의 효율을 높여주는 툴에 평소 관심이 많습니다. 그 이유 때문에 에버노트, 트렐로, 아사나, 투두이스트, 지라, 레드마인, 깃허브, 드롭박스, 드롭박스 페이퍼, 구글 문서, 구글 시트, Zoom, 구글 킵, 어썸 노트(아이폰 앱) 등등 업무 효율을 비약적으로 상승시켜 주는 툴은 거의 다 써본 것 같아요. 수천(?) 가지의 툴을 쓰면서 얻은 결론은 단 한 가지에요. 툴은 그저 툴일뿐이다. 툴이 만든 프레임에서 벗어나자. 툴을 만든 것도 사람이고 툴을 쓰는 것도 사람이다. 툴을 맹신하면 툴에게 배신을 당한다고 말입니다.
툴은 쓰는 사람의 자세에 따라 천국이 될 수도, 지옥이 될 수도 있어요. 천국이라 믿은 툴이 지옥을 경험하게 해줄 수도 있다는 얘기죠. 그러니까 툴은 툴을 사용하는 사람의 환경이 반영된 곳이라고 생각해요. 툴을 쓰는 사람의 습관은 업그레이드하지 않은 채, 툴에게 기대려는 생각이 툴을 쓰레기로 만드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거죠.
"요즘 노션이 핫하다면서?"
그런 면에서 본다면 "요즘 노션이 핫하다면서?", "에버노트는 한 물 간거 아니야?" 이런 관점은 꽤 위험하다고 생각해요. 그런 믿음을 가진 사람들은 언젠가 다시. "노션 한 물 간거 아니야?"라고 그토록 칭송하던 툴에게 배신을 때리겠죠. 그런 말은 제 직업 세계에서도 자주 들어요. "델파이? 오브젝트 파스칼? 그거 한 물 간 언어 아냐? 그런 언어로 돈 벌 수 있겠어?" "요즘 플러터(다트)가 유행이라면서 먹고살려면 새로 배우자고" 이런 식으로 외부의 시선이 만든 프레임에 빠집니다. 시대에 따라 언어든 툴이든 새롭게 태어나고 저무는 것인데, 자꾸 감각적인 것만 찾아다니게 되는 거죠.
그러니까 툴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사람의 환경을 바꾸는 일이 먼저가 아닐까 싶어요. 생산성을 올리겠다는 생각은 너저분한 내 주변부터 정리 정돈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한다는 거죠. 조던 피터슨도 얘기하잖아요. "세상을 탓하기 전에 방부터 치우라"라고 말입니다. 자신이 쓰는 툴이 쓰레기라고 외부 환경 탓만 할 게 아니라, 더 뛰어난 성능을 가진 툴을 위해 카드부터 긁어대지 말고, 나부터 바꾸기 시작해야 한다는 겁니다. 나의 처지를 제대로 알고, 나에게 어떤 툴이 업무든 삶이든 개선될 수 있는지 아는 사람은 툴에게 책임을 전가시키지 않아요. 삶에서 혁명이 일어나기 시작하면 그 사람에게 어울리는 툴들이 하나씩 보일 테니까요. 그런 사람은 굳이 찾지 않으려고 나서지 않아도 생산성을 올리겠다는 의지가 충만하니 툴은 저절로 눈에 띄기 마련이겠죠.
"노션을 쓰기 시작했다"
약 2년 전부터 노션을 쓰기 시작했어요. 지인의 권유로 노션을 이용했죠. 처음에 테이블이라는 개념이 다소 생소했어요. 다른 메모 툴과 인터페이스가 조금 달랐거든요. 워낙 에버 노트에 길들여져있던 터라,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필요했겠다 싶었던 거죠. 뭐, 그런데 저는 부딪히면서,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익숙해져가는 타입이거든요. 과거에 에법노트에 무턱대고 덤벼댔듯이 노션에도 똑같은 자세로 뛰어들었어요. 두어 시간 쓰다 보니 정리가 되더군요. 노션은 메모를 기록하는 역할뿐만 아니라 홈페이지와 같은 역할까지 수행하겠구나. 이 툴은 멀티 페르소나와 같은 여러 얼굴을 지녔구나,라는 걸 말이죠.
저는 개발자라서 그랬을까요? 유달리 업무 자동화에 관심이 많았고 데이터 통합 관리에 집착했죠. 노션의 역할은 노션 하나로 모든 업무를 통일시키는 일이었어요. 저는 제가 운영 중인 '공대생의 심야서재'라는 커뮤니티 관리에 중점을 뒀어요. 아이디어를 기획하고 생각을 정리하고 모임음 관리하는 데 노션을 활용했던 거죠. 말하자면, 저는 노션 자체에 집중한 게 아니라, 내 업무의 효율적인 관리, 업무의 절차들을 간소화하기 위해 노션을 선택한 것일 뿐이었어요. 물론 노션은 복잡하게 흩어진 데이터들을 통합했더랬죠. 노션은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역할을 수행한다고 할까요? 다른 말로 표현한다면 '대시 보드'라고 할 수도 있겠죠.
"모든 데이터 노션으로 통한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라는 말이 있듯이, 모든 데이터 노션으로 통한다,라고 정의할 수도 있을 거예요. 그런 면에서 본다면 노션의 역할을 대시 보드라는 말로 표현할 수 있겠죠. 툴을 잘 쓰는 사람이란 결국 자신을 끊임없이 개선하려는 말과 비슷할 거예요. 비약적인 비유가 될 수도 있겠지만, 책을 읽는 사람을 생각해보죠. 1년에 수백 권의 책을 읽는 사람이 있어요. 그런데 그 사람의 삶은 바뀌지 않아요. 그저 기계처럼 읽기만 하지, 그 어떠한 사유도 생산되지 않고 삶에서 어떤 실천도 이어지지 않아요. 읽기만 하는 것으로 끝나니 지식은 축적될지 모르지만, 지혜는 부재된 거죠. 지혜가 없으니 변화될 가능성도 없겠죠? 툴을 유행처럼 받아들이는 사람은 맹목적으로 독서에 집착하는 사람과 다를 바 없다고 믿어요.
예컨대, 책도 툴도 그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란 말이죠. 쓰는 사람이 어떤 자세로, 삶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자신의 삶엔 어떤 문제가 있으며 그것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 것인가, 고민하지 않으면 책도 툴도 다 의미가 없다는 말이에요. 물론 저도 완벽한 사람은 아니에요. 다만 툴을 쓰면서도 늘 객관적인 시선, 비판적 시선을 게을리하지 않으려고 노력할 따름이라는 말이죠.
저는 《한 권으로 끝내는 노션》이라는 책을 공저로 썼어요. 우연히 노션을 알게 됐듯이 출간도 아주 우연한 계기로 경험하게 됐죠. 오늘 오전에 Yes24에서 조회해보니 판매지수가 '4,854'점을 넘어섰더라고요. 매일 아침마다 Yes24의 판매지수를 확인하거나, 교보문고 인터넷 사이트에 들어가서 영업점 재고를 확인하는 게 습관이 됐어요. 그런데 이런 작업조차 요즘엔 자동화시키고 있어요. 툴이 있기 때문이죠. 결국 툴이란 건, 어떤 사람의 업무 환경의 비약적인 개선을 도와주는 일이라는 거죠. 여러 단계를 거쳐, 30초의 시간이 걸릴 일을 단 1초로 단축시켜주는 일 같은 거라는 거죠. 그런 일들이 쌓이고 쌓이면 몇 시간 소요되는 일이 몇 분 만에 끝날 수가 있잖아요. 그런 일이 벌어지면 저는 제가 관리하는 커뮤니티 채팅방을 한 번씩 순회하면서 사람들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를 내밀 수도 있겠죠. 그렇게 본다면 툴은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 주는 다리가 되어줄 수도 있는 셈이네요.
그래도 저는 아지까지 아날로그가 좋습니다. 광화문 교보문고에 방문해서 매대에 전시된 책이 잘 있는지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일이, 디지털로 자동화시켜놓은 프로세스보다 더 정겨워요. 사람 냄새나는 일이 더 좋아요. 코로나가 요즘 그런 일을 방해하고 있지만 말입니다.
"노션으로 To-Do List 만들기 특강 오픈"
그래도 우리에겐 온라인 툴이 또 있죠. 4/29(수) 저녁 8시 노션 강의를 온라인 툴인 Zoom으로 열려고 해요. 노션으로 To-Do List'를 관리하는 법을 강의하려고 합니다. 이전에 특강을 무료로 진행했는데요. 이번에는 소정의 금액을 받고 진행하려고 합니다. 다만 노션 책 구매하신 분께는 무료로 열 겁니다. 구글 설문지 링크에 구매하신 《한 권으로 끝내는 노션》의 책 표지 사진을 업로드해 주세요. 인증하신 분께 특강에 무료로 참여할 기회를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