왔다 갔다

by 공대생의 심야서재

종일 한자리에 누워

갇힌 방구석의 얼굴을 그리다 보면 불쑥

건너편에 사는 당신이 벨을 누른다


나는 팔꿈치에 창문을 얹어두곤 말없이

낮은 노래에 당신을 섞어놓는다


그 노래란 것은 닿을 수도 부를 수도 없는

전생도 이생도 아닌 단지 불분명한 것들의 환생

어쩌면

당신의 내일이 오래도록 그리던 발명품

또는

당신의 조각품이거나

낡은 세탁물


숨을 두어 번 참았다가

세차게 바람을 뱉어내면

생은 고통도 없이 몸을 부르르 떨다가도

자꾸만 취해서 끌려가는 것이었다

어둠에게로

약탈자의 이름이 붙은 것들에게로


가엾은 생

마지막이라서 부르기 힘든

너의 낮은 음자리표들


넓기만 한 우리의 집안 곳곳에서는

끝이 없는 예고편들이 오늘도

뒤늦게 상영이 되겠구나


그래, 나는 이 어둡고 그리고 음침한

사막의 오아시스 가운데에서

주인공이 되는 날을 그리며 당신이

남긴 마지막 노래에 기울어지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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