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명(延命)

by 공대생의 심야서재

어둠이 열리는 날이면 바닷가 옆에서

고등어 한 마리가 늘 투신을 하는 거야


뭍에서는 살 수 않는

갈 곳도 정해지지 않은 녀석에게

죗값을 치러야 한다는 말은 못 하겠더군

물론, 하늘로 오르지 못했으니

짧은 소생술이 요긴하겠지만


길고 깊게 잠들고 싶다면

짧게 여러 번 숨을 채집하는 게 좋다고

녀석은 바구니에 공기 방울을 밀어 넣으면서 대답했어


오늘 밤, 녀석에게 위로가 필요하다면

눈치 보지 말고 길에서 잠드는 것도 좋겠지

문득 잠에서 깨어나면 낡은

바람 잎과 부랑자들이 내통하겠지만


어딘지 알 수도 없고 갈 곳도 없으니

튀어나온 입술만 실룩거리다, 다시 덜미가 잡힐 거야

오늘 밤은 파도가 높을 거라니

바람은 잘 붙들어두고

매거진의 이전글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