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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곤의 미래대화 May 07. 2023

자유가 치료다

낯선 곳을 가보면 뜻밖에 좋은 것을 발견하곤 한다. 그래서 여행이나 새로운 경험을 더 자주 많이 시도해볼 필요가 있는 거 같다.     


얼마 전에 정신건강의 미래를 주제로 국립정신건강센터에서 행사를 공동개최했다. 처음 가보는 낯선 곳이었는데, 센터장 집무실 앞에 걸린 액자가 인상적이었다. ‘자유가 치료다’ 여섯 글자로만 된 단순한 액자였지만, 그걸 본 순간 뭔가 대단한 발견이나 한 듯이 기뻤다.     


신체건강도 중요하지만 그 못지않게 정신건강도 중요하다. 사회변화 추세를 보면 정신건강은 갈수록 더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정신건강을 위해서 다양한 치료법이 있겠지만, 최고의 방법은 자유라고 그 액자가 말하고 있었다.     


자유라는 이름의 이 독특한 치료법은 정신건강에 장애를 겪고 있는 사람뿐만 아니라, 어쩌면 누구에게나 적용될 수 있는 해법의 하나가 아닐까 싶다. 존 스튜어트 밀이 <자유론>에서 던진 한마디가 그 이유를 말해준다.     

각자의 개성에 맞게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삶을 꾸려나가는 자유가 가장 소중한 자유다. 우리는 자기 식대로 살아가다 일이 잘못되어 고통을 당할 수도 있다. 그러나 설령 그런 경우를 만나더라도 자신이 선택한 길을 가게 되면, 다른 사람이 좋다고 생각하는 길로 억지로 끌려가는 것보다 궁극적으로는 더 많은 것을 얻게 된다. 인간은 바로 그런 존재다.’     


학생들은 공부와 성적에 시달린다. 자신만을 위한 여유가 부족하고 자유가 없다. 성적에만 매달리지 않고 자신이 해보고 싶은 것을 자유롭게 하도록 하면 어떻게 될까? 부모와 어른들은 방임과 일탈을 걱정할 수도 있겠지만, 길게 보면 오히려 지금보다 나은 모습으로 성장하리라 필자는 믿는다.     


학교와 대학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고 한다. 교육부와 교육청의 관리와 통제에 비해 자율권이 부족하다. 학교와 대학에 자유와 자율을 대폭 늘리면 어떻게 될까? 물론 책임도 비례해서 늘린다. 시간이 지나면 전체적인 성과는 더 좋아질 것이라 생각한다.     


기업은 어떨까? 저성장 속에서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이 필요한데, 제재와 규제가 너무 많은 게 아닐까? 중소기업을 보호하려다 오히려 자생력을 떨어뜨릴 위험은 없을까?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자유와 자율을 늘릴 때 산업과 경제는 한층 더 좋아질 거라고 믿는다.     


지자체 운영도 마찬가지다.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관계는 아직도 수직적이다. 기능과 재정 측면에서 지자체의 권한은 여전히 종속적이고 수동적이다. 권한이 부족하니 책임감도 떨어진다. 지자체의 역량이 부족하다고 걱정하지만, 자유를 줄수록 역량도 점차 커지게 된다. 지자체의 자율과 권한을 더 늘려야 진정한 자치분권이 가능해진다.     


자유를 주면 시행착오도 많아지고 실패확률도 높아질 수 있다. 그런데도 자유와 자율은 단점보다 장점이 훨씬 많다. 자유는 각자가 원하는 바를 자기 방식대로 추구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개인과 사회의 지속성장을 위한 열쇠다. 자유가 치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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