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선 국가아젠다는 국민건강이다

<소중한 것을 먼저 하라(First Things First)>, 스티븐 코비의 명저 중 하나로 90년대 말에 발간되었지만 언제 읽어도 유익하다. 한 해를 정리하고 새해를 맞이하는 마음으로 다시 한번 읽어보았다.

“중요성이 시급성에 자리를 내 줄 경우가 허다하다. 그래서 시급하지 않지만 중요한 것은 스스로 의식적으로 챙겨야 한다. 긴 인생의 관점에서 보면 그게 잘 살아가는 방법이다.” 책의 내용은 대략 이렇게 요약된다.

개인 독자들을 위해 쓴 책이지만 조직과 사회를 위해서도 유익한 관점이다. 우리 사회만 해도 5천만 명이나 되는 구성원들이 함께 살아가는 곳이다. 그러다 보니 수많은 이슈와 시급한 해결과제들이 매일매일 쏟아져나온다. 그래서 시급하지 않지만 중요한 것을 돌볼 여유가 없다. 그렇게 일년이 순식간에 지나가고 또 새로운 일년이 오는 게 반복된다. 이대로 가면 10년, 20년이 지나도 정작 중요한 것은 돌보지 못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 그러면 안된다. 그럴 때일수록 시급함에 휘둘리지 말고 소중한 것을 먼저 해야한다.


곰곰이 한번 생각해보자. 사회 전체 관점에서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렵지만 정말 중요하고 소중한 과제들에는 어떤게 있을까? 삶의 질, 행복, 신뢰, 공정, 정의, 갈등해결 같은 키워드가 떠오른다. 일자리, 고령화, 기후위기, 불평등, 사회통합, 교육, 복지와 같이 국가가 중장기적으로 풀어야 할 아젠다들도 여기에 속한다.

온 국민이 행복하고 지속성장하는 사회가 되려면, 해결하는 데 시간은 걸리고 시급성은 덜하지만 사회구성원의 관점에서 가장 소중한 과제들을 하나하나 풀어가야 한다. 개인적 차원뿐만 아니라 사회적 차원에서도 소중한 것을 먼저 하는 국민적 공감대와 사회적 습관이 필요하다.


많은 문제를 푸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한 개의 문제를 제대로 푸는 것이 더 현명할 수 있다. 21세기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가장 소중한 국가아젠다는 뭘까?

하나만 고르라면 필자는 국민건강을 제안한다. 그 자체로도 중요하고 다른 모든 핵심 국가아젠다 추진에 직간접적으로 가장 크게 기여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건강이 중요하다는 건 너무 당연하기 때문에, 국민건강은 국가아젠다로서 취급받지 못하고 있다.


건강은 마법의 아젠다다.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 건강하면 삶의 질도 더 높아지고 행복해질 가능성도 더 커진다. 건강하면 자신감도 더 생기고 삶의 의욕과 열정도 더 커진다. 한마디로 건강은 우리들의 긴 인생을 위한 에너지의 원천이자 마법의 요술램프다.


개인의 건강은 사회적으로도 가장 소중한 사회자본이다. 고령화, 불평등, 사회통합, 교육, 복지와 같은 국가아젠다들을 좀 더 쉽게 풀어갈 수 있는 촉진제이자 열쇠가 될 수도 있다.


국민건강의 경제사회적 효과는 우리가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크다. 예를 들어 올해 7월에 맥킨지에서 발표한 <건강을 우선시하자(Prioritizing health): 번영을 위한 처방> 보고서에 따르면, 20세기에 선진국에서의 건강 개선이 경제성장에 기여한 부분은 3분의1 정도로서 건강이 교육만큼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또한, 동 보고서에서는 글로벌 차원에서 2040년경 건강의 경제적 효과는 12조달러, 사회적 효과는 100조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 예측치를 그대로 한국에 적용해보면 우리나라에서 건강의 사회경제적 효과는 2,400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단지, 돈만의 문제가 아니다. 개인 차원에서는 건강은 인생의 든든한 토대가 된다. 국민건강은 자신감과 활력, 여유와 행복이 넘치는 사회를 만드는 튼튼한 근간이 될 것이다.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이고 개인적인 해결이슈로만 생각될 수도 있지만, 건강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국가아젠다가 되어야 한다. 국민건강이야말로 21세기 대한민국의 가장 중요한 국정목표가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