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일생을 살아가면서 수많은 일을 겪게 된다. 더군다나 수명이 100세, 150세로 연장되면서 우리가 겪게 될 일들의 가지 수는 앞으로 더욱더 많아지게 될 것이다.
인생과 출입구의 관계를 한번 생각해보자. 사람의 일생에 있어서 가장 확실하고 명확한 입구는 출생이다. 그리고 반론의 여지가 없는 출구는 사망이다. 출생과 사망을 제외하고는 출생과 사망의 사이에서 일어나는 모든 인생사는 모두 출입구라고 우선 결론지을 수 있다.
정말 그럴까? 한번 살펴보자. 예를 들어, 대한민국의 고등학생들은 거의 모두가 더 나은 대학을 진학하기 위해 밤낮없이 공부한다. 고등학생들의 마음 속에는 대학 입시가 곧 출구라는 생각이 늘 존재한다. 대학입시만 끝나면 일단은 끝이고 해방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정말로 그런가? 아니다. 수험공부와 시험의 끝이라고 여겼던 대학 입시는 실제로는 대학 진학을 위한 입구에 불과하다.
대학 졸업도 마찬가지다. 대학의 문을 나서는 출구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대학원 진학이나 취직으로 이어지는 입구라는 성격이 더 강하다. 끝인 것처럼 여겼던 것이 새로운 시작으로 연결되고, 출구라고 생각했던 것이 새로운 입구로 이어지는 이러한 과정은 실은 사람의 일생동안 끝없이 계속된다. 출생과 사망을 제외한 그 모든 중간과정에서는 ‘출구=입구’라는 역설적인 방정식이 항상 성립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출구=입구’라는 진리를 선뜻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는다. 보통 사람들은 출구가 실제로 입구가 되었을 때 할 수 없이 그 사실을 수용하는 정도로 인생에서의 출구와 입구의 관계가 희미하게 연결되어져 있다.
예를 들어, 이번에는 대학입시가 아니라 퇴직 이후를 한번 생각해보자. 직장을 다니고 있는 50대의 대한민국 직장인들은 대부분 ‘퇴직=출구’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퇴직은 곧 현재 다니고 있는 직장에서의 출구라고 생각하면서도 그것이 또 다른 제2, 제3의 인생으로 연결되는 입구라는 사실은 명확하게 인식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만일에 ‘퇴직=출구=입구’ 라는 역설적인 방정식을 마음 속에 명확히 새긴다면, 퇴직 이후 자신의 미래를 좀 더 일찍부터 제대로 새롭게 설계하고 준비하고 시도하는 노력의 강도가 확연하게 틀려질 가능성이 높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살아가면서 ‘출구=입구’라는 역설적인 방정식이 가르쳐주는 교훈을 항상 명심해야 한다.
성공과 실패도 마찬가지다. 하나의 성공이 모든 것의 끝이 결코 아니다. 성공은 물론 그 자체로 끝이기도 하지만, 그것은 또다른 성공을 위한 시작에 불과하다는 생각도 같이 가져야 한다. 실패도 마찬가지다. 한번 실패한 것이 결코 끝이 아니다. 실패조차도 다음 번의 성공을 위한 시작이라는 마음가짐을 가진다면 의지가 굳어지고 자신감이 더 생기게 된다.
우리들의 일생동안 출구는 입구다. 모든 출구는 곧 어디론가의 입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