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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이정이 Oct 15. 2019

4시에서 5시 사이에 만나요

약속시간 스트레스 해결방법

“4시에서 5시 사이에 그 카페에서 편한 시간에 만나요”
복잡한 카페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잡았기 때문에 자리 잡기가 쉽지 않으리라 생각이 들었다. 그냥 미리 가서 자리 잡고 기다리고 있는 게 낫겠다며 이렇게 약속시간을 잡았다.

‘한 시간이나 텀을 두고 약속을 잡다니...’
지하철을 타고 약속 장소로 이동하는 중에도 속으로 이게 과연 잘한 일인가 하는 생각이 자꾸 떠올랐다. 하지만 다행히도 구석진 자리 하나를 차지할 수 있었고 그렇게 기다리는 시간에는 또 다른 글을 쓰며 혼자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평소 보통 약속을 정각으로 잡게 되면 그 시간보다 빠르면 30분, 아니면 10분, 늦더라도 10분 이내로 만남은 이뤄지곤 했었다. 하지만 1시간의 텀을 두고 만나자고 약속을 했으니 가장 늦은 시간인 5시를 기준으로 1시간 30분 먼저 약속 장소에 나가서 기다리고 있게 되는 셈이 돼버렸다.

다행히 주말 이기도 했고, 장소는 카페에 자리까지 잡았으니 기다리는 시간은 그리 지루하지 않았다. 그 시간에 어차피 다른 걸 하겠다고 미리 계획하고 나갔으니 약속 그 하나의 주제만 있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주제가 함께 존재하는 시간이 되었다. 정각 4시나 5시가 아닌 ‘4시에서 5시에 만나요’ 라며 약속을 잡았던 그 날은 그동안 정시 약속을 잡았던 날들과는 또 다른 신선한 날로 기억되는 하루가 되었다. 만나기로 했던 약속시간 자체가 길었던 만큼 상대방이 일찍 오면 일찍 오는 데로 더 반갑고 늦더라도 혼자 시간을 즐기며 여유롭게 기다릴 수 있었다.


때로는 정각에 만나자는 약속 대신 한 시간의 텀을 두고 만나자는 약속을 해보는 건 어떨까? 약속시간을 지켜야 한다는 책임의식을 상대방에게 강요하지 않아도 될 테고, 일찍 가더라도 아니면 조금 더 기다리더라도 내가 기다렸다는 피해의식까지 받지 않아도 될 테니 약속시간 스트레스에서 스스로 벗어날 수 있는 탈출구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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