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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이정이 Oct 17. 2019

손 끝으로 글쓰기

No thinking. That comes later.

컴퓨터와 핸드폰의 메모장 프로그램, 혹은 실제 노트와 필기도구를 통해 글을 쓰는 것 모두 동일한 창작 작업, 글쓰기의 한 가지 방법이다.

핸드폰은 요즘 세상에 누구나 다 손에 쥐고 다니고 있고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너무도 간편하게 순간 떠오르는 생각들을 기록하고 다양한 어플을 통해 공유할 수 있는 도구로 자리 잡았다.

그렇다면 노트와 필기도구는 어떨까? 아날로그 감성이긴 하지만 노트에 펜으로 글을 써가는 과정은 분명 그 나름대로의 매력을 갖고 있다. 물론 한 글자 한 글자 써 내려가는 과정과는 별개로 수정을 해야 한다거나  블로그나 웹사이트에 공유하는 과정에서 컴퓨터로 다시 옮겨 적어야 하는 등 불편함은 존재한다. 이 점은 요즘 같은 웹 퍼블리싱 시대에 이 점을 간과할 수는 없는 사실이다.

노트북은 핸드폰과 비슷하겠지만 단순히 엄지 두 개를 통해 가상의 자판을 두드리며 글을 써 가는 핸드폰과는 또 다르게 물리적 키보드를 양손을 사용하여 글을 쓰는 과정은 그 과정 자체가 감각적으로 느껴진다. 흔히 해야 하지만 하기 싫은 무언가를 써야 할 때면 이 감각만을 의지해서 쓰기도 한다. 이 글의 제목처럼 "손끝으로 글 쓰기” 방식이 이것이다. 어떻게 써야 할지, 고민은 일단 접아두고 키보드 자판을 눌러간다. 이게 맞나? 하는 생각도 잠시 뒤로 미루고 일단 써 나가다 보면 뭐라도 결과물은 나오기 때문에 아무런 결과물도 없이 머릿속으로 고민할 시간에 유형의 실체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물론 기승전결의 스토리와 앞뒤 문맥 간의 연결, 글의 구성 등 모든 것이 완벽해진 상황에서야 글을 쓰기 시작하는 사람도 존재할 것이다. 그렇게 머릿속으로 초고를 끝낸 뒤 탄생한 글들은 무작정 적어 내려간 글과 또 다른 존재가치를 뽐낼 수 있을 테니까. 하지만 일단 손끝으로 꺼내 놓은 글들을 다시 한번 곱씹으며 퇴고하는 작업을 통해 완성한 글이 꼭 오래 생각해서 나온 글이 비해 단순히 가볍거나 하진 않으리라 생각한다. 일단 한 편의 글을 완성하고 난 후에 퇴고의 시간을 거치면 머릿속의 시간과는 또 다른 모습으로 글에 풍성함을 더해줄 수 있을 것이다.


Sit.
Go ahead.
Go ahead what?
Write.
What are you doing?
I'm writing. Like you'll be,
when you start punching those keys.
Is there a problem?
No. I'm just thinking.
No thinking. That comes later.
You write your first draft...
... with your heart.
You rewrite with your head.
The first key to writing is...
...to write.
Not to think.

- 영화, 파인딩포레스터(Finding Forrester, 2000), 대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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