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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이정이 Oct 20. 2019

노트북과 Notebook 중 어떤 게 필요할까?

핵심가치에 집중해야 하는데...

지금이야 대부분의 사람들이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고 영화도 만드는 시절이 되었지만 과거에는 핸드폰 카메라의 성능이 디지털카메라에 한참 못 미치던 시절이 있었다. 게다가 한참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변화되던 시절 카메라 또한 다양한 종류의 디지털카메라와 전문가 수준의 고급형 DSlR (Digital Single Lens Reflex) 카메라로 변화하고 있었다.

고등학교, 대학교 시절 한참 사진에 빠져 있었던 나는 조그만 디지털카메라를 이용해 여러 감성 사진을 찍는 인터넷 동호회를 좋아했었고 사진을 찍고 싶어 했었다. 하지만 당시 디지털카메라는 생각보다 가격이 비쌌고 가난한 학생인 내 수준으로는 감당할 수 없었기에 그저 바라만 보는 그런 대상이었다.

그러다 보니 디지털카메라와 관련된 여러 웹사이트에 접속해서 정보를 입수하고 신기종이 뭐가 나왔나 보는 등 카메라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하지만 이런 시간들이 점점 흐르다 보니 내가 사진을 좋아하는 건지, 카메라를 좋아하는 건지 모르는 수준이 되어버렸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 내 손에는 DSLR 카메라가 들려 있었지만 얼마나 많은 사진을 찍었는지는, 남겼는지, 그리고 사진을 취미라 할 만큼 활동을 했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정작 사진 찍는 걸 좋아했다면 집에 있던 낡은 필름 카메라를 들고나가서 뭐라도 찍는다거나, 일회용 필름 카메라를 이용해서라도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었을 테니 말이다.

글쓰기를 시작하고 나서 평소에는 잘 쓰지 않았던 스마트폰의 메모장 기능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매일 노트북을 들고 다닐 수도 없는 일이고, 늘 손에 쥐어져 있기 때문에 글을 쓰고 싶거나 시간이 남거나 할 때 언제나 글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어느새 5년 가까이 사용하고 있는 이 스마트폰(아이폰6)은 문장이 길어지거나 할 때면 메모장 마저 버벅거리고 있다는 걸 체감할 수 있었다. 그렇게 게임 한번 하지 않아서 고성능 스마트폰이 필요 없다는 나에게 글쓰기용 메모장은 최신 핸드폰을 알아보게 만드는 주범이 된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얼마 전 랜섬웨어 덕분에 그동안의 자료를 모두 잃어버리게 만든 기존 노트북도 변화의 대상이 되었다. 목적은 ‘외부에서 들고 다니며 글을 쓰고 싶다’라는 것. 지금보다 고성능에 가볍고 배터리 오래가는 기종으로 인터넷 사이트를 기웃거리며 노트북을 찾고 있는 내 모습에서 과거 디지털카메라를 찾아다니던 자신이 떠올랐다.

단순히 생각하면 A4용지 한 장과 볼펜 한 자루만 있더라도 글은 쓸 수 있는 건데, 내가 바라는 건 고급 노트북을 펼쳐 놓고 카페에 앉아 글을 쓰고 있는 그럴싸한 모습을 상상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디지털카메라, 최신 노트북 모두 도구에 불과하다. 본질은 그것을 이용해서 어떠한 결과물을 창조해 낼 수 있느냐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도 훌륭한 작품이라 일컫는 고전 명작들이 최신형 기기에서만 탄생하진 않았던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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