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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이정이 Nov 15. 2019

새로운 식당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늘 같은 것만 먹을 순 없잖아요

"뭐 드실래요?"

"비도 오고 날씨도 쌀쌀한데 부대찌개 어때요? 옆 건물에 종종 가던 곳인데 괜찮더라고요"

"음... 저쪽에 괜찮은 구내식당이 있는데 거기 한번 가보실래요?"


점심시간 오랜만에 다른 팀에서 일하는 동료와 같이 식사를 하게 되었다. 갑자기 싸늘해진 날씨 탓이기도 했고 평소 자주 가진 않았지만 괜찮게 느꼈던 곳으로 메뉴를 이야기했다. 하지만 그다지 내키지 않았는지 다른 곳으로 추천을 해주는 동료를 따라 회사에서 조금 떨어진 구내식당으로 향해갔다. 비가 와서 그다지 걷고 싶지 않은 귀차니즘이 발동하려고 했지만 선택에 대해서는 거의 대부분 믿을만한 결과를 가져다주는 분이었던 터라 그냥 믿고 따라갔다.


“여기 깔끔하고 좋은데요!!”

그렇게 도착한 식당 안은 꽤 넓은 공간에 테이블도 많이 있었고 사람도 적당해 보였다. 음식도 여러 야채들이 나와서 깔끔하게 식사를 할 수 있는 그런 식당이었다. 자연스레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점심시간 사람이 너무 많아 북적이는 식당은 음식을 코로 먹는 건지 입으로 먹는 건지, 게다가 빈 테이블이 부족할 때면 식사가 끝나자마자 쫓겨나듯 자리에서 일어나니 마음의 여유를 찾기 쉽지 않았다.


“저 여기 저희 팀 사람들에게도 소개해도 될까요?”

식사를 마치고 나오며 함께 식사했던 동료에게 이렇게 말을 건넸다. 덕분에 괜찮은 식당을 발견하게 되어 고맙다는 말도 함께.


사실 점심메뉴 고르기는 늘 어렵고 귀찮은 일이다. 오죽하면 직장인의 최대 고민이 점심메뉴 고르는 것이라는 우스갯소리도 생겨났을까. 결국 몇 군대 식당을 다녀보며 거의 동일한 패턴으로 옮겨 다니곤 한다. 하지만 그런 익숙함이란 것에 빠지게 되면 새로운 것을 만나는 일은 점점 더 힘들어지게 마련이다. 누군가 추천하는 새로운 메뉴나 장소에 대해서 한 번쯤은 마음을 열고 순순히 받아들여주는 건 어떨까? 그 상대가 평소 괜찮은 선택을 하던 믿을만한 사람이라면 더더욱 믿고 따라보는 편이 좋을 것이다.


익숙한 것을 떠나 버리고 새로운 것을 선택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그렇게 함으로써 그동안의 좁았던 반경과 루틴에서 벗어나 훨씬 더 나은 새로운 장소를 만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기게 된다. 실패에 대한 대가는 고작 오늘 하루 맛없는 점심식사일 뿐일 테고 성공한다면 앞으로 점심시간마다 여유롭고 쓸만한 식당 리스트가 한 군데 늘어날 수 있을 테니 앞으로 남아있을 식사시간을 생각해본다면 그리 손해 보는 일은 아닐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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