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란다텃밭 씨앗관찰 프로젝트
한국인의 식탁에서 결코 빠질 수 없는 음식, 바로 쌀밥입니다. 우리나라는 동남아와 일본지역을 포함한 쌀 문화권으로 쌀을 주식으로 하고 있지요. 쌀 소비량이 많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뜨끈한 밥 한 그릇 먹어야 속이 든든하다는 분들이 여전히 많습니다.
이렇게 매일 먹는 쌀이지만, 도시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쌀이 어떻게 재배되는지 그 과정을 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저도 벼가 자라는 모습을 자세히 관찰해본적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과 함께 화분에 벼농사를 한 번 지어보았습니다. 과연 집에서 벼농사 짓기, 가능할까요?
<여기서 잠깐>
벼는 일년생 작물로 발아, 생장, 출수, 성숙하기까지 대체로 3-6개월이 소요됩니다.
쌀은 금이 가지 않고 투명한 것이 좋으며 쌀 고유의 향기로운 냄새가 납니다. 또한 쌀알이 통통하고 광택이 있으며 가루가 묻어나지 않는 것이 신선하고 좋은 쌀입니다.
쌀을 보관할 때에는 수분이 증발되지 않도록 함과 동시에 곰팡이나 벌레가 생기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밀폐용기에 넣어 서늘한 곳이나 김치냉장고에 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쌀통에 사과를 넣어 함께 보관하면 신선도를 오래 유지할 수 있으며 마늘과 함께 보관하면 벌레를 퇴치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 화분에 벼농사 짓기
1. 볍씨 틔우기
작년에 주말농장 한 켠에 커다란 고무통을 놓고 벼농사를 지어보았어요.
기대했던 것보다 쌀알이 실하게 달려서 한 알 한 알 떼어 밥을 지어먹을까 하다가 올 해도 이 볍씨를 이용해 벼농사를 짓기로 했지요.
먼저 볍씨를 틔워보았어요. 작년 벼농사는 모내기용 벼를 심는 것부터 시작했는데, 이렇게 볍씨를 틔우는 과정은 저도 처음 해보는 거라 잘 될지 궁금했어요.
볍씨를 모두 떼어 유리병에 담았어요. 생각보다 많지 않은 양이지만 화분에 심기엔 충분합니다.
정석대로 한다면 볍씨를 소금물에 담가 위에 떠오르는 쭉정이를 골라내야 하는데 저는 양이 많지 않아서 모두 사용했어요.
볍씨를 틔우기 위해 약 일주일가량 볍씨를 물에 담가두는데, 낮에는 물에 담가두고 밤엔 물을 빼서 볍씨가 숨 쉴 수 있도록 해줍니다. 저는 볍씨를 유리병에 넣고 양파망으로 덮어주었어요!
물에 담가둔지 3일이 지나자, 아주 살짝 싹이 트는 것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8일째 되는 날 물을 따라내고 관찰하니 딱 알맞게 싹이 자라난 것 같아요.
2. 화분에 볍씨 심어 관찰하기
Day 1 화분에 볍씨 심기
이제 싹이 튼 볍씨를 화분에 심어볼까요? 벼를 심을 화분은 아래쪽에 구멍이 뚫리지 않은 플라스틱 통이 좋습니다. 저는 스티로폼 화분을 이용해서 심어보았어요.
상토를 채운 화분에 볍씨를 잘 펼쳐 올린 뒤 다시 상토로 덮어주고, 물을 흠뻑 뿌려주었어요!
Day 8 싹이 올라오다
볍씨를 심고 8일 뒤의 모습이에요. 흙 위로 빼꼼히 벼 싹이 올라오고 있어요. 벼에서 싹이 올라오는 모습은 처음 보는 거라 정말 신기했어요.
Day 10
벼 화분은 창틀에 올려두어 햇빛이 많이 들고 바람이 잘 통하도록 했어요.
또한 물이 마르지 않도록 2-3일에 한 번 물을 충분히 보충해 주었어요.
Day 15
화분 전체에서 빼곡하게 벼가 자라나고 있어요. 매일 조금씩 자라는 벼를 관찰하기 위해 아이들과 저는 수시로 베란다를 드나들었답니다. 벼 끝에 맺힌 물방울이 정말 싱그럽고 예쁩니다.
Day 23
23일째 되는 날의 모습입니다. 이젠 제법 벼 같은 모습이에요.
Day 49
볍씨를 심고 49일째 되는 날, 햇빛을 받으며 바람에 살랑거리는 벼가 정말 싱그럽습니다.
Day 127
볍씨를 심고 127일째 되는 날의 모습입니다. 벼의 밑둥이 제법 굵어진 것을 볼 수 있습니다.
Day 134 이삭이 패이고 벼 꽃이 피어나다!
볍씨를 심고 134일째 되는 날, 벼 잎 사이로 줄기가 올라오며 이삭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자세히 보니 이삭에 작은 솜털같은 것이 보입니다. 바로 벼에 피어난 꽃입니다!
벼는 독특하게 이삭이 패이고 꽃이 피어납니다. 꽃이 피어남과 동시에 2시간 안에 바람에 의해 자가수분이 이루어지고 그 이후로 알곡이 들어차게 됩니다.
벼꽃의 꽃말은 풍요입니다. 풍요를 상징하는 벼꽃을 보고 있으니 마음도 편안하고 넉넉해집니다. 벼 이삭에 꽃이 피는 기간은 3-5일로 매우 짧은 편입니다. 그만큼 보기가 어려운 꽃이라 더 자세히 관찰해 보았어요. 저도 벼꽃을 직접 본 것은 처음이라 더욱 신기했어요.
볍씨를 뿌린 양에 비해 이삭이 적게 생겨났습니다. 야외 화분에서 벼를 키웠을 때는 수확물이 꽤 괜찮았는데, 실내 화분에서 키워보니 수확량이 매우 적었습니다. 기다리면 더 많은 이삭이 생겨날까 싶어 두고 보다가 이렇게 벼가 누렇게 되고 나서야 수확을 해보았습니다. 아이들이 쌀알을 찾아 가위로 잘라 수확했어요.
쌀은 매일 먹는 음식이라 그만큼 흔하게 생각하는 작물이지만, 벼는 자라는 과정을 접하기 어려운 작물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저희 아이들도 벼가 자라는 모습 관찰하기를 좋아했답니다. 비록, 심은 양보다 더 적은 벼를 수확했지만, 하루하루 벼가 자라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는 점에 위안을 삼아봅니다.
여러분도 화분에 벼농사 한 번 지어보시기를 추천드릴게요!
* 농촌진흥청 블로그에 <베란다 텃밭 씨앗 관찰 프로젝트>로 발행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