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엄마의 목소리

by 씨앗의 정원

“야!”


우리 엄마가 나를 부르는 소리다.

oo아~ 하고 나직하게 이름을 불러 준다면 정말 좋을 것 같은데, 엄만 늘 “야!”하고 부른다.


엄마와 난 일주일에 한 번쯤 통화한다. 엄마가 일을 쉬시는 일요일에 주로 내가 전화를 한다. 엄마는 내 전화를 받을 때도 “여보세요?” 또는 “어!”하고 전화를 받으신다.

말문이 턱 막힌다. 내심 다정한 목소리를 기대했던 나는 또 한 번 마음이 무너져 내린다. 내가 엄마에게 자주 전화하지 않는 데는 차가운 엄마의 목소리가 한몫했을 거다.


“아직도 기대하는 거야? 너무 큰 기대를 하지 마. 그럼 너만 힘들어.”


엄마와의 통화 후 의기소침해진 나를 보고 남편이 한 마디 건넨다. 씁쓸한 웃음으로 답한다.




엄마는 나에게만 그렇게 말씀하시는 것은 아니다. 무뚝뚝한 목소리는 그냥 엄마의 말투가 되어버렸다. 언젠가 아빠와 두 분이 대화 나누시다가 갑자기 엄마가 톡 쏘아붙이듯 말씀하셔서 분위기가 싸해졌다.


“엄마, 그냥 얘기하지 왜 화를 내~!


분위기를 풀어보려 내가 한 마디 보태니 엄마가 얼굴을 붉히며 민망해하셨다.


“나라고 처음부터 이렇게 말했겠니? 자식들에게 일일이 다 말하지 못하지만, 여러 일들을 겪고 살다 보니 말이 곱게 안 나온다. 이제는 습관이 되어버렸어.”


얘기를 하시는 엄마의 눈에 그렁그렁 눈물이 차오르는 것을 보았다.




나는 남편과 아이들에게 세상 다정한 목소리로 말한다. 그런데 친정에 가면 엄마처럼 무뚝뚝하게 툭툭 내뱉는다. 다정하게 말해야지 다짐을 하고 가도 그게 잘 안 된다. 속마음과 다르게 나오는 목소리에 또 속이 상한다.


이제 귀에 필터를 달아보려 한다.

엄마가 “야!”하고 부르면 “oo야~”로 바꿔 들어봐야겠다.

퉁명스러운 엄마의 목소리에 감춰진 따뜻한 메시지를 들여다보아야겠다. 그리고 내가 먼저 엄마에게 따뜻하게 말해봐야겠다.


“엄마, 우리 엄마, 사랑하는 우리 엄마. 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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