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뚝뚝한 우리 모녀 사이엔 스킨십도 어색하다.
엄마와 함께 길을 걸어갈 때 손을 잡거나 팔짱을 끼는 일 없이 그저 나란히 서서 걸어갈 뿐이다.
엄마는 목소리만큼이나 손길도 거칠다. 어린 시절, 목욕탕에 가면 엄마가 온몸을 이태리타월로 문질러 때를 밀어주었는데, 그 손길이 참 아팠다. 아파서 몸을 피하면 '찰싹' 하고 맨 살을 때리기도 했다. 머리를 빗겨줄 때는 거친 놀림의 빗이 종종 아프게 했고, 몸에 로션을 발라줄 때도 친절하지 않은 손길이었다.
내가 예민했던 걸까 생각해 보지만 결코 나만의 착각은 아니었을 거다.
그럼 엄만 나를 미워했던 걸까? 그것 또한 아니다. 내 배 아파 낳은 자식이 왜 미웠겠나.
그저, 힘들었던 일상이 엄마의 손 끝으로 녹아 나와 나에게 그대로 전해진 것이리라. 셋이나 되는 자식들 하나하나 먹이고 입히고 씻기기 쉽지 않았을 텐데, 그 노곤함이 그대로 묻어났을게다. 힘에 부치는 상황에서도, 비록 다정하진 않았을지언정, 하나하나 챙겨준 엄마의 그 거친 손길에 감사하다.
설거지하는 엄마의 등이 오늘따라 왜소해 보인다. 와락 껴안아보고 싶은 생각이 들어 나도 모르게 다가가 뒤에서 엄마를 안아보았다. 엄마가 나보다 작아진 지 오래인데, 이렇게 안아보니 내 품에 쏙 들어오는 것이 신기하다. 나라는 존재가 시작된 곳, 엄마의 몸이 이렇게 작았던가?
예상외로 엄마는 내가 안아주니 좋아하셨다. 헤어지는 순간, 용기를 내어 이번엔 마주 본 채 껴안아 본다. 엄마도 내 등을 토닥여주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