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놓았지만 잠은 여전히 오질 않았다

키키아보하

by 키키황

내 인생에는 3가지 정도의 숙원사업이 있다.

그중 하나는 나의 오래된 친구 불면증을 잘 관리하는 일이다. 요즘에는 거의 동일한 시간에 잠을 자고 일어나기를 반복했다. 이대로만 가자!


언제 그랬냐는 듯 너무나 쉽게 토라지는 수면패턴!

어제를 기점으로 또 바뀌어버려 새벽 내내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의 새벽 아주 고요하다. 이 고요 아주 좋다.

이 고요가 싫어 노래를 꼭 틀어놓곤 했었는데 지금의 고요가 좋다고 해서 노래를 듣지 않은 것은 아니다. 지금의 고요가 있기 전에 2곡의 노래를 들었다.

쳇 베이커 그리고 블루는 못 참지

어쩜 다 블루블루하네?

보통은 잠이 올 때까지 주구장창 노래를 틀어놓곤 하는데, 지금은 웬일인지 딱 이 2곡 만을 들었다.

딱 좋았다.

그래서 지금의 고요가 더 진득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정말 딱 좋다.


지금의 나는 꽤나 차분하다. 오랜만에 느끼는 마음이 가라앉아 조용한, 차분이다.


그런데 어제 읽었던 책이 생각나서일까.

아니면 인사이드 아웃 2에서

‘어쩌면 어른이 된다는 건 기쁨이 줄어든다는 것’을

듣게 돼서일까.


나는 정말 잘 웃는 아이였고 친구들도 이런 나의 웃는 모습과 웃음을 좋아했다. 정말 나는 그런 아이였다. 그렇기에 나의 또 다른 이름이 키키황인 것을.


이 고요 속에서 문득 나의 얼굴이 둥둥 떠오르는 게 아닌가. 어쩐지 지난해 4분기부터 내가 잘 웃지 않았던 것 같다. 나 이제야 어른이 돼가는 거야?


그러자 유일하게 웃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 생각났다.


‘나는 정말 잘 웃는 사람이다.’라고 말하기까지의 그 사이에는 여러 가지의 것들이 얽혀있어 또 여러 가지의 것들이 떠오르지만 저 멀리 던져 버린다. 또 이별을 고한다. 안녕!


기쁨이 있기에 슬픔이 있고 슬픔이 있기에 기쁨이 있다.


그래 오늘은 양을 세지 말고 사진 속 나의 웃음을 기억하며 지난날의 웃음들을 소환해야겠다. 잠의 요정아 웃음 요정과 함께 나에게로 어서 오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