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요양원을 찾아보던 날.
네이버 지도 속 따스한 햇살을 받는 듯했던 요양원은 실제로는 차가운 벽돌 건물이었다.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들어서자, 차가운 공기와 함께 정적이 감돌았다. 낮은 온도와 희미한 조명이 우리를 맞이했다. 마치 시간이 멈춰버린 듯 차가운 공기가 온몸을 감싸고, 희미한 조명 아래 펼쳐진 복도는 어딘지 모르게 음울했다.
시설장님의 친절한 설명에도 불구하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간 내실은 더욱 삭막했다. 푸른 빛이 도는 형광등 아래 병실 복도를 따라 걷는 어르신의 굽은 등과 느릿느릿한 걸음걸이가 마음 한구석을 콕콕 찌르는 듯했다.
"여기가 아빠가 생활하실 곳인가?"
큰언니의 목소리가 차가운 공기 속에 맴돌았다. 나 역시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곳이 아빠의 새로운 삶터가 될 것이라는 사실이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
몇몇 요양원을 더 방문했지만, 처음 방문했던 곳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밝고 따뜻한 분위기를 찾아 헤맸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아빠는 간암 수술을 한 후 요양병원에서 회복 중이었기에 수술한 병원과 너무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을 선택해야 했다. 5년은 추적관찰을 해야 했으므로, 가까운 곳에서 아빠를 정기적으로 돌볼 수 있어야 했다.
마지막으로 찾은 요양원은 햇빛이 잘 들어오고 활기찬 분위기의 요양원이었다. 간신히 찾았지만, 아빠의 병세와 연령대에 맞는 곳인지 고민이 깊어졌다. 요양원 선택이라는 과정은 단순히 시설을 고르는 것을 넘어, 아빠의 노후를 결정하는 중요한 순간이었기에 더욱 힘들었다.
가본 곳 중 그곳이 가장 프로그램도 많이 하고 아빠와 비슷한 연령대의 어르신들도 계셔서 결국 그곳을 선택했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입안은 쓰디 썼다.
아빠를 요양원에 보냈다는 사실. 좋은 결정과 선택이었을까에 대한 끊임없는 자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