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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맛공방 Nov 19. 2020

지적 열정에 대하여

지적 열정이란 사회 현실과 공부하는 주체가 직접적인 방식으로 서로 관련 맺을 때 생긴다. 그러나 지금은 공부하는 주체와 현실이 직접 관계 맺지 않고, ‘경제적 필요’라는 매개를 통해서만 연결되어 있다. 학생들은 안정된 직장, 그에 필요한 학점과 학위 취득을 위해 공부할 뿐이다. 혹은 부모의 높은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공부할 뿐이다. 거기에는 아무런 주체의 ‘뜻’이 없다. 우리가 어떤 ‘뜻’을 세운다고 했을 때, 그것은 사회적인 포부와 관련이 있다. 사회적 의미가 없는 ‘입지(立志)’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데 요즘 학생들은 대개 개인적인 차원의 학습 동기만 갖는다. 공부하는 내용과 현실과의 관련성도 실감되지 않는다. 공부하는 내용은 현실과 따로 논다. 학습과 현실 사이의 콘텍스트에 대한 이해가 공백상태로 있다. 이래서는 강한 지적 열정이 생기기 어렵다.

-졸저 <인문내공>에서


글쓴이

박민영. 인문작가. 글맛 공방 대표.

한겨레문화센터에서 오래 글쓰기 강의를 했다. 『글을 쓰면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인문내공』 등 글쓰기 책과 『반기업 인문학』, 『지금, 또 혐오하셨네요』  등 인문사회과학서를 주로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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