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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맛공방 Nov 28. 2020

지적 활동에서 글쓰기가 차지하는 지위

지성적 활동에서 글쓰기가 차지하는 지위와 역할은 결정적이다. 글쓰기는 지성적 활동의 ‘일부’가 아니라 ‘거의 모든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것은 이른바 지성인들이라 불리는 사람들을 관찰해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인간이 자신을 표현하는 직접적인 방식은 두 가지 외에는 없다. 말하기와 글쓰기. 그러나 지적인 존재로서의 자신을 드러내는 데 있어서 둘 중 무엇이 더 중요한가를 묻는다면 단연 글쓰기다. 왜냐하면 우리는 말 못하는 지성인을 상상할 수는 있어도, 글 못 쓰는 지성인은 상상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우리는 어떤 사람이 뛰어난 지성을 갖추고 있지만 말을 더듬는 습관이 있는 경우를 상상할 수 있다. 혹은 성격이 너무 소심하고 내성적인 까닭에 대중 앞에만 서면 떨려서 말을 잘 못할 수도 있다. 아니면 어릴 때 심각한 트라우마를 겪은 적이 있어 말을 잘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어떤 경우라도 지성인으로서 글을 못 쓰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 글을 못 쓰는 사람이 있는데 그가 스스로를 ‘지성인’으로 부른다면, 그것은 거짓이다. 그는 그냥 지성인이 아닌 것이다.

-졸저 <인문내공>에서


글쓴이

박민영. 인문작가. 글맛 공방 대표.

한겨레문화센터에서 오래 글쓰기 강의를 했다. 『글을 쓰면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인문내공』 등 글쓰기 책과 『반기업 인문학』, 『지금, 또 혐오하셨네요』  등 인문사회과학서를 주로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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