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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경 Apr 21. 2019

동네 산책, 대학로 시간여행

대학로가 품고 있는 이야기를 만나는 여행



대학로 시간여행을 아시나요?


2015년 1월, 대학로에 담겨있는 역사와 시간을 만나는 개인여행을 떠났습니다. 제 일상을 대학로 공간에 새겨온 지금까지와 달리 이번에는 대학로가 오롯이 품어온 공간 의미를 느끼고 발견하며 걷는 일정입니다. 출발장소는 언제나 그렇듯 혜화역 4번 출구입니다. 여기서 조선시대 성균관과 얽혀 있는 대학로 유래를 읽으며 조선시대 성균관으로 시간여행을 출발합니다.


영원한 만남의 장소 혜화역 4번출구, 그리고 대명거리 표지석

 

처음 대학로와 인연을 맺은 지 20년 만에 처음으로 방문한 성균관이었습니다. 젊은 시절에는 그저 친구들과 어울리기 바빠 제가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던 성균관을 이제야 자세히 들여다봅니다.


명륜당에 걸려있는 현판을 보며 늘 말로만 듣던 명필 한석봉 선생님 글씨도 처음 본 날입니다. 조선 초기 성균관을 건립할 때부터 자리를 지켜왔다던 600년 넘은 천연기념물 은행나무도 만났지요. 그렇게 고즈넉한 공간 안에서 옛 시간을 느끼며 한참을 머물던 한 때였습니다.  


고요하고 평온했던 조선시대 공교육 중심지 성균관


성균관을 떠나 다시 혜화동으로 되돌아오면서 이번에는 근대 여행을 시작합니다. 조선시대 공교육 정점이었던 성균관 때문인지 몰라도  대한제국부터 일제강점기 시절만들어주요 근대교육 기관 역시 대학로 일대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서울대학교 병원에 들어서면 대한제국 정부가 1907년에 세웠던 최초 서양식 병원이자 의학 교육장이었던 대한의원 건물을 만나 볼 수 있습니다. 마로니에 공원 옆에는 1909년 근대 기술교육 중심기관으로 설립한 구공업전습소 목조건물도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그리고 일제강점기 시절 조선총독부가 만든 경성제국대학도 대학로에 자리를 잡았지요.


대한제국부터 일제강점기에 이르기까지 대학로 일대에 자리잡은 근대교육기관 흔적


시간을 또 뛰어넘어 이제는 해방 이후 현대사로 넘어옵니다. 지금부터 대학로에서 만나는 시간여행 테마는 문화입니다. 1956년부터 영업을 시작학림다방도 여전히 우리 옆에서 같이 숨 쉬고 있고, 1960년에 세워진 유서 깊은 혜화동 성당도 여전히 그 자리에서 대학로를 지키고 있습니다.


1975년 서울대학교 캠퍼스가 관악구로 이전하면서 그 자리에 만들어진 마로니에 공원, 1970년대 후반에 지어진 중요 현대 건축물인 아르코미술관과 샘터 건물도 만날 수 있지요. 그리고 1997년부터 일요일마다 열리는 필리핀 거리 시장 역시 대학로에서 만나볼 수 있는 독특한 시간여행 코스입니다.


대학로에서 만나볼 수 있는 현대사 시간여행




첫 번째 테마여행, 대학로 이야기를 마치며


어린 시절 뉴스에 나온 대학로 모습은 꽤 충격적이었습니다. 토요일이면 차량통행이 멈추는 대신 그 자리에 자유로운 길거리 공연이 펼쳐졌고 수많은 청춘이 한데 모여 거리축제를 즐기던 모습은 묘한 동경심을 갖게 했지요. 아마 그때부터 대학은 꼭 서울로 가야겠다는 생각을 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몇 년이란 시간이 흘러 까까머리 중학생은 대학생이 되었고 자연스럽게 대학로를 드나들게 되었지요,


그러고 보니 대학로 곳곳에 제 '첫 기억'이 새겨져 있습니다. 마로니에 공원에서 밤을 새우던 첫 외박, 복학 전 처음 경험한 콘서트,  수업시간을 통해 관람한 생애 첫 연극,  첫 방송국 공개방송 관람, 첫 미팅, 첫 아르바이트 경험, 그리고 2002년 한일월드컵 길거리 응원에 이르기까지 이곳에 담겨있는 시간과 추억 무게는 꽤 묵직합니다.


대학로에 얽힌 제 이야기에 덧붙여 서울을 떠나기 전 경험한 대학로 시간여행은 이곳을 완전하게 이해하고 사랑하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서울을 떠난 후 아직 한 번도 가보지 못했지만 언젠가 기회가 닿으면 잠시 중단된 그 연을 계속 이어가려 합니다. 그때쯤이면 또 어떤 이야기가 쌓여갈지 저도 궁금합니다.


"제 소중한 인생 장소, 대학로 인연"


제  인생 장소, 대학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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