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한 바퀴 돌아 다시 생일이 코 앞에 다가옵니다. 어릴 때부터 대학생 때를 되돌아보면 생일은 제가 주인공이 된 것 같은 특별한 하루였습니다. 가족, 친구, 그리고 선후배로부터 이 세상에 등장한 것을 축하받는, 그래서 생일 그 자체만으로도 왠지 들뜨는 하루였지요. 그러나 한해 한해 지나며 생일이라는게 서서히 빛이 바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생일은 더 이상 특별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난 이제 생일 같은 거 없어요. 그냥 생일이라고 뭐 별거 있어요? 그냥 일 년 중 하루일 뿐이에요"
책 무탄트 메시지에서 배운 생일 의미
학위논문과 강의를 준비하면서 '지구를 살리는 토착문화'에 관한 여러 자료를 수집하던 때였습니다. 그중 연구실 책장에 꽂혀 있던 무탄트 메시지라는 책은 제가 가지고 있었던 생각 혹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주었던 좋은 선생님이었습니다.
소개하고 싶은 많은 문구가 있지만 그 날 저를 가장 흔들었던 부분은 바로 '생일'에 관한 부분이었습니다. 매년 태어난 날을 축하하는 지극히 상식적인 생일 의미를 넘어, 한 사람이 일 년이라는 시간 동안 더 나은 존재로 성장했는가를 살펴보는 걸 더 중요시 여기는 그들 방식은 꼭 배워야 할 지혜였습니다. 이날 이후로 생일이 다가오면 저는 조용히 제 자신을 들여다봅니다.
"난 작년보다 얼마큼 더 나아졌을까?
생일에 대해 가르침을 던져준 무탄트 메시지
돌아가신 엄마가 가르쳐준 생일 의미
생일이란 개념에 대해 또 한 꺼풀 껍질을 벗겨내는 순간을 맞이합니다. 엄마가 돌아가신 이후 해가 바뀌어 엄마 생일을 맞이하고 보니 사람이 죽으면 더 이상 생일은 아무런 의미가 없더군요. 돌아가신 분에게는 기일을 챙겨드리는 일이 제일 중요한 기념일입니다.
그렇습니다. 단지 태어난 날을 축하하는 것이 아니라 1년이란 시간 동안 아무런 일 없이 무사하게 다시 태어난 날을 맞이한 것을 축하하는 일은 제가 놓치고 있었던 또 다른 생일 의미였습니다. 그때는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흘려보냈던 마흔 번째 생일날 엄마가 건네준 생일 축하말이 생각납니다. 올해는 진심을 다해 그렇게 살아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