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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경 Jul 08. 2019

길에서 읽는 책 한 권 여유

조금 느리게, 바쁨을 내려놓고 즐기는 책 맛




조금 느리게 사는 삶, 길에서 책 읽기  


길을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쉬고 싶은 순간이 찾아옵니다. 이럴 때 제일 반가운 건 햇빛을 피하면서 편하게 쉴 수 있는 휴식공간입니다. 그래서 길 위에서 야외의자, 흔들 그네, 누정을 만날 때면 늘 반갑지요. 쉼터 공간에 앉아 주변 풍경도 더 자세히 들여다보기도 하고 커피 한잔을 마시며 재충천을 합니다.


차 시간을 맞추느라 시간이 비거나 쉼터 분위기가 마음에 들면 그곳에서 더 긴 시간을 보내기도 합니다. 새소리와 바람소리만 들리는 자연 속에서 고요하게 쉼을 즐기는 순간은 '평온함(Serenity)' 그 자체입니다. 그러다 문득 뭔가를 하고 싶으면 준비해 간 책을 꺼내 읽기도 합니다.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을 느끼며 책에 담긴 글귀를 한 자 한 자 읽어 내려가는 책 맛은 정말 달콤하지요.


길에서 만난 멋진 자연 글방



요즘에는 도심공원, 자연휴양림에서 숲 속 도서관을 운영하는 곳이 많아졌습니다. 덕분에 굳이 책을 챙겨가지 않아도 초록공간 한 편에 마련된 책장에서 마음에 드는 책 한 권을 꺼내어 읽을 수 있지요. 뭔가 동적인 활동을 하지 않더라도 책 한 권을 통해 자연을 느끼고 만날 수 있는 작은 도서관을 발견하면 반가움에 자연스럽게 발걸음을 멈추게 됩니다. 그러다 여기서 좋은 책 한 권을 만나는 날은 그 자체가 여행길이 제게 건네주는 소박한 보너스 선물 같은 순간입니다.


동네공원 숲도서관, 어린이대공원 혜윰



아직은 많지 않지만 편하게 책을 읽으며 출발시간을 기다릴 수 있는 버스터미널 공간을 만날 수도 있습니다. 배차간격이 띄엄띄엄 떨어져 있는 지역 터미널에 마련된 작은 도서관은 뚜벅이 여행자를 위한 멋진 오아시스입니다. 그리고 바쁘게 돌아가는 도심 터미널 인근에 마련되어 있는 쉼터 공간 역시 잠시 속도를 내려놓고 여유를 챙길 수 있는 쉼표 같은 곳이지요.   


버스터미널 내 작은 도서관, 쉼터 공간





책 한 권 읽는 여유 같이 느껴볼까요?


어떨 때 보면 길을 걸으며 자연을 느끼는 게 아니라 길을 걷는 자체가 목적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면 옆에 어떤 풍경이 있는지 어떤 자연친구들이 우리 옆에서 살고 있는지 놓치게 되지요. 여행지에서 쉼터를 만나게 되면 혹시 그런 마음에 빠져 길을 걷고 있는 건 아닌지 되돌아보곤 합니다.


그럴 때 만났던 자연여행 방법 중 하나가 바로 '길에서 책 읽기'였습니다. 길을 걸을 땐 즐겁게 자연과 친해지고, 발걸음을 멈추면 책을 읽고 커피를 마시며 오롯이 쉼에 집중하는 그런 여행길을 즐기고 있지요. 그러다 보니 예전에는 시간낭비로 생각했던 기다림 순간을 여행길 한 부분으로 받아들이는 그런 여유를 챙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으로 길에서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 더 많아지길 희망합니다. 굳이 책 한 권을 끝까지 다 읽지 않아도 됩니다. 잠시라도 좋으니 바쁨을 내려놓을 수 있으면 충분합니다. 그렇게 책을 읽으며 자연을 느끼는 색다른 묘미를 같이 누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길에서 때론 자연 속에서 느끼는 책 맛, 같이 즐겨 볼까요?"


여행길에서 좋아하는 작품을 만난 날, 예당호 조각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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