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배움, 내 안에 날뛰던 성난 호랑이를 잠재우게 된 첫 계기
전학을 간지 두 해가 지났음에도 좀처럼 적응을 못하고 방황 아닌 방황을 하던 때였습니다. 마음은 모범생인데 학교생활은 힘들고 공부한 만큼 성적이 안 나와 자존심도 많이 상하고 자존감도 바닥을 치고 있었답니다. 그러던 중 어느 토요일 오후에 동네 친구 집에 놀러 갔습니다. 친구 동생까지 포함해 여러 명이서 놀다가 친구네 연립주택 옥상까지 올라가게 되었지요.
높은 곳에 올라오니 뭔가 막혀있는 게 시원해지는 것 같습니다. 잠시 옥상을 어슬렁거리다가 누가 먼저 시작했는지 모르게 주변에 있는 조약돌을 주워 들고 냅다 던지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그때였습니다. 시뻘겋게 얼굴이 달아오른 아저씨가 뭐라고 고함을 치며 이곳으로 달려옵니다. 순간 큰일 났다 싶어 재빨리 고개를 숙여 몸을 숨겼지요, 그러나 이미 우리 위치를 확인한 아저씨는 옥상으로 올라와 우리를 붙잡았습니다. 그리곤 엄청나게 무섭게 야단을 치면서 뺨을 후려쳤습니다. 그렇게 뺨 한대 세게 얻어맞고 벌을 서면서 사건은 일단락되었답니다.
그로부터 몇 주 후 부모님과 동네를 걷다 길에서 그 아저씨와 마주쳤습니다. 순간 아저씨가 저를 알아보고 부모님께 제가 저지른 일을 알릴까 봐 무서웠습니다. 분명히 아저씨와 눈이 마주쳤지만 다행히 걱정했던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아저씨는 저를 모른 체하고 지나쳤고 그 순간부터 그 일은 저 혼자만 깊이 숨겨둔 못난 비밀이 되었습니다.
"아저씨 그날 제 잘못을 바로 잡을 수 있도록 도와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