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 선생님이 들려주신 대나무 이야기

오랫동안 깊게 뿌리내리는 생명력

by 지원로그

대나무는 싹을 틔우기까지 보통 4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 그리고 싹이 트면 하루에 몇십 센티씩 쑥쑥 자라난다고 한다. 4년 동안 대나무는 땅 속 아주 깊은 곳까지 뿌리를 내리고 그 시간이 지난 뒤에야 겨우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지만 그 어떤 식물 보다도 강인한 생명력을 지녔고, 빠르게 성장한다.


대나무 뿌리처럼 손과 발을 단단하게 지탱하고, 보기에 화려한 아사나(요가에서 동작, 포즈, 자세를 아사나라고 한다.) 이전에 기본이 되는 동작 하나하나를 공들여 수련하다 보면 어렵고 멋있는 아사나도 쉽고 빠르게 완성할 수 있다고 한다.


요가 선생님이 수련 전에 들려주신 대나무 이야기는 요즘의 나에게 너무나 필요한 이야기였다. 나는 요가는 인생을 닮았다고 생각한다. 대학원 졸업 후에 몇 년간 열심히 달렸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눈에 보이는 건 없는 기분이 들곤 한다. 심지어 오랜 시간 공부했음에도 전공과는 다른 일을 하면서 왜 그 긴 시간 동안 공부했나, 차라리 그 시간에 남들처럼 취업했으면 벌써 경력이며, 연차며 쌓였을 텐데 이런 후회들을 하고는 한다. 친구들은 옆에서 꽃도 피고 초록을 뽐내며 멋있게 자라나는데 나만 혼자 싹도 틔우지 못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나는 아직 뿌리를 내리는 중인 대나무라고 생각하며 더 깊게, 더 튼튼하게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할 힘을 얻었다. 매트 위에서도 내 인생 위에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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