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끄적거림

나는 내 글과 그림을 좋아한다.

내가 좋아하는 글과 그림을 창작합니다.

by 진영

누군가 내게 가장 좋아하는 작가가 누구냐고 묻는다면, 나는 잠깐의 망설임조차 없이 대답할 것이다.


저는 저를 가장 좋아합니다. 제가 그린 그림과 제가 쓴 글을 가장 좋아해요.



내가 당당하게 이 말을 할 수 있는 것은 내가 쓴 글과 그림은 오직 나 자신을 만족시키기 위해 만든 작품들이기 때문이다.

타인을 만족시킬 그림을 그리고, 글을 써야 돈을 벌 텐데..., 유명해질 텐데...

그걸 알면서도 잘 안된다. 어느 날인가 내가 쓴 글과 그림을 보고 누나가 내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그림은 좋은데..., 글은... 빼자. 별로인 것 같다.”


학창 시절 시 쓰는 대회를 나간 적이 있다. 그때 선생님께서는 내가 쓴 시가 별로라고 했다. 선생님이 원하는 시가 어떤 시인지는 알고 있었다. 어떤 시가 상을 받기에 적합한지도 어느 정도 감은 잡고 있었다. 그런데 좀처럼 그런 시는 쓰고 싶지가 않았다. 나는 나를 만족시키는 시가 쓰고 싶었다. 글과 그림을 창작하는 작가가 되기로 결심한 지 1년 반쯤 되던 시기에 나는 슬럼프에 빠졌다. 시간은 흘러가는데 좀처럼 눈에 보이는 성과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지 않으니 내가 그리고 쓰는 방식에 대한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나는 타인을 만족시키기 위한 그림과 글 쓰기를 연습하고, 기술을 익혀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에 빠졌다. 매일 밤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날도 평소처럼 새벽에 뜬 눈으로 이어폰을 꽂고 노래를 듣고 있었다. 가수 ‘오왠’의 ‘오늘’이라는 곡을 틀었다.

새벽 4시 잠들지 않아.
돌아갈 수 없는 시간들을 생각하곤 해.


핸드폰 시계를 보니 정확하게 새벽 4시였다. 이런 기가 막힌 일이!!!. 지금 나의 상황과 딱 맞는 노래였다. 몇 번을 반복해서 들어도, 쉽사리 잠은 오지 않았다. 오히려 음악에 취해 감성만 더욱 충만해져 갔다. 노래는 이제 그만 들어야겠다고 생각되어 이어폰을 뺐다. 그리고는 내가 주로 작품을 올리는 사이트에 들어가 나의 작품을 이리저리 둘러보고 있었다. 그런데 그때 갑자기 댓글 하나가 달렸다.

“새벽 4시에 누가 댓글을 단 거지?”


슬럼프가 올 것 같으면 늘 찾아보게 되는 고마운 댓글.


정말 고마운 댓글. 어떤 약보다 효과 좋은 처방약을 꼴깍 삼킨 것 같았다.

한 그루의 나무. created by 진영.

https://m-grafolio.naver.com/works/711174 <네이버 그라폴리오>


10명 중 9명이 별로라고 말해도, 1명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글과 그림을 만들 수 있다면. 그것 자체로도 큰 의미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잠깐의 열병처럼 찾아왔던 슬럼프가 지나가고 있었다.

댓글을 읽고 난 이후, 혹시나 그분이 가끔 들어와 나의 글과 그림을 보고 가실까 싶어, 작은 글과 그림이라도 꾸준하게 올리고 있다.

글과 그림은 나를 찾아온 손님들에게 내가 건넬 수 있는 작은 대접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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