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에 들어서면 나는 꿈을 꾼다.
약 2년 전, 나는 친구의 자취방에서 친구와 함께 지내며, 취업준비를 하고 있었다.
화학을 전공했기 때문에, 제약과 화장품과 관련된 회사를 갈 계획이었다.
그 분야에 대한 흥미나, 관심은 거의 없었다. 그저, 전공을 살릴 수 있는 분야를
찾다 보니 그렇게 됐다.
취업준비는 하고 있으면서도, 그 분야가 내가 하고 싶은 분야이거나, 내 꿈은 아니었기에
열정이 없었다. 자소서를 쓰고, 그렇게 쓴 자소서가 떨어져도 그저 덤덤했다.
취업스터디를 통해 사람들을 만나면서 느꼈다.
“아 내가 진짜 스펙이 하나도 없구나”
그래서 자소서에 한 줄이라도 더 구겨 넣을 나의 스펙을 위해서
나는 생전 처음 공모전을 하나 해보기로 결심했다.
결심은 섰는데, 인터넷을 아무리 돌아다녀도 내가 할 수 있을만한 공모전이 없었다.
그러다가 발견한 것이 “그림 공모전”이다.
그림은 그냥 스케치북과 연필만 있으면 도전해 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과거에는 취미로도 그림을 그리진 않았지만, 최근 들어 심심풀이로 붓펜으로 사군자를 그리거나
지인들의 얼굴을 그려주고 있던 때였다.
가까운 홈플러스를 방문해서 스케치북과, 붓펜을 하나 샀다.
그리고 그림을 그렸다.
그림 공모전인데 이렇게 옆에 시를 적었어 넣었다.
그림을 그리는 데는 한 3일 걸린 것 같다. 나는 보통 그림을 그리는 시간보다, 어떻게 구성할지
생각하는데 시간을 더 많이 쓴다. 지금도 그렇다.
그림을 완성한 후 스케치북을 뜯어, 테두리를 자르고 문방구에 들러
스캔을 떴다. 그리고 제출했다. 결과 발표일도 확인하지 않았다. 당선될 거라고 생각조차 안 했다.
그냥 첫 공모전을 도전한 것 자체에 뿌듯해했다. 그래도 오늘 하루 뭔가를 했구나 하고 생각했다.
시간이 흘러 추석이 되었다. 그래서 고향 집에 내려갔다.
tv에서 “청춘시대 2”를 재방송해주고 있었다.
주인공의 대사 중에 마음에 드는 것이 있었다. 나는 핸드폰을 집어 메모장에 기록해 뒀다.
순간 이런 내 모습을 보고 나는 생각했다.
“좋은 글귀를 참 좋아하는 나는, 작가가 되어도 좋지 않을까.”
그리고 명절이 끝났다.
다시 친구 집에 돌아왔고, 그날은 평소와 달리 늦잠을 조금 자고 있었다.
그때 전화벨이 울렸다. 공모전 당선 전화였다.
그렇게 이 작품은 나의 첫 공모 당선작이자,
이후 내가 그림 작가가 되는 그 첫 시작점이 되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