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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영 Jun 23. 2022

나의 코로나 해방 일지.

코로나로부터 안녕하십니까.

-나의 코로나 해방 일지-



그 날밤이었다.

잠이 들기 전 갑자기 팔과 다리에

힘이 조금 빠지는 듯한 그런 기분이 들었다.


왠지 모를

싸한 기분이 들었다.


"음......"

"수상하다 수상해!"

"께름칙 하다 께름칙해!"


불 꺼진 방, 축 처진 팔과 다리.

기분이 영 께름칙했지만

이내 잠이 들었고,

그렇게 다음날 아침을 맞이했다.


감기 기운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목이 따갑거나 하지도 않았고,

딱히 코로나로 의심할만한 특이사항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도 나의 감각들은 끊임없이

내게 그 어떤 경고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수상하다 수상해!"

"정신 차려!"

"뭔가 이상한 놈이 네 몸에 들어온 듯하다고!."

"코씨 성을 가진......."


알 수 없는 불길함에 휩싸인 나는

곧장 코로나 진단 키트를 하나 꺼내어

검사를 진행했다. 참고로,

진단키트는 개당 5천 원으로 꽤나 비쌌다.


"신중하게 사용하자."

"키트를 낭비할 순 없어."


나는 정확한 검사를 하기 위해 하얀색 면봉을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깊숙한 곳까지 찔러 넣었다.


"휘적, 휘적"

"휘적, 휘적"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검사 결과, 나의 불길한 예감과는 다르게

키트 결과는 음성을 가리키고 있었다.





안심 반, 불안함 반으로

어영부영 그렇게 하루가 흘러가고

이튿날이 되었다.


"수상하다 수상해!"

"뭔가 수상한 놈이 네 몸에 들어온 듯하다고!"

"그런데 그놈의 성이 코...... 코씨..... 인 듯?"


또다시

나의 예민한 감각이 내게 말을 건넸다.


평소와는 조금 다른 몸상태,

그래서 키트로 한 번 더 검사를 하기로 했다.


" -5000원 추가요!"


그러나, 이번에도 검사 결과는 음성.

음성이면 안심이 되어야 하는데,

좀처럼 기분이 나아지질 않았다.




3일째가 되던 날부터는

새벽부터 몸살 기운이 슬슬 나기 시작했다.

그때 비로소 나는 직감했다.


"100 퍼, 코로나다."


코로나는 감기몸살 증세와 비슷하나, 조금 달랐다.

(걸려보면, 감기와는 조금 다르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다.)


코로나에 걸린 느낌을 살짝 표현해 보자면

처음에는 몸살 기운으로 끙끙 앓게 되고,

대략 2~3일이 지나고 나면 몸살 기운이

점차 사라지면서 마치 코로나 또한 완전히

사라진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이때부터 이상한 증세들이 하나 둘씩 나타나기 시작한다. 몸에 기운이 하나도 없다가도 갑작스레 기운이 확 솟아나기도 하고, 기운이 확 솟아나 힘이 넘치다가도, 또 갑작스레 힘이 쫙 빠지기도 한다.


힘이 솟아나는 순간에는

잠깐 이런 생각도 들었다.


“음…….”


“바이러스로 인해 인체가 개조되어,

나 좀 강해진 걸까?”


코로나 증세가 미미할 때는 반응하지 않았던

자가 키트도 이렇듯 코로나 증세가 뚜렷하게 나타나면 검사 시 두 줄, 양성이 나온다.


자가 키트에서 양성이 나오면

확진 판정을 받기 위해 병원을 가야 한다.

나는 사람들과 최대한 마주치지 않기 위해

이른 아침 병원에 가는 것을 택했다.


그런데 이게 웬걸

병원에 앞에 들어서니

이미 병원은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나는 선뜻 병원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빠져나와

병원에 전화를 걸었다.


따르릉~따르릉~

"네! 00 병원입니다."


"안녕하세요. 저 진단키트 결과가 양성이라서.....

검사하러 왔는데요"

"병원에 사람이 너무 많아서 들어가도 괜찮은지 여쭤보고 싶어서요."


"네! 오세요. 검사하는 곳으로 가시면 됩니다."


그렇게 나는 병원 안으로 다시 들어가

코로나 검사를 실시했다.

후비적후비적.

눈물 펑펑.


의사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코로나에 걸리셨네요."

"약 먹고 푹 쉬세요."


진료 후,

나는 처방전을 받아 약국으로 향했다.

약사님께서 처방전을 보고 말씀하셨다.


"본....... 본인이 신가요?"

"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그리고는,

곧바로 약국 문을 활짝 여셨다.


"바이러스야, 훨훨 날아가라!"

"이곳에 머물지 말고!"


아마도 이렇게 생각하셨겠지?


코로나에 걸린 나는 이제 민폐의 결정체였다.

얼른 약을 받아 사람들을 피해 집으로

빨리 사라져야겠다고 생각했다.


여기서, 잠깐!

코로나 증세를 잠깐 살펴보자.


1. 감기 몸살 약 3일 정도 강하게 지속된다.

증세는 코로나 2차 백신 맞았을 때 경험했던, 몸살과 비슷하다.


2. 기침은 2주 정도 지속된다.


3. 왼쪽 눈 떨림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이 바로 3번 눈 떨림이다.

눈 떨림은 코로나 증세가 시작되던 그 순간부터

떨리기 시작했었는데,

격리기간이 끝나고 한참이 지나도록

그 증세가 좀처럼 나아지질 않았다.

 

"덜덜덜"

"덜덜덜"


코로나와 함께 찾아온 이 눈 떨림은

마그네슘 부족 로 인한 증상과도 꽤 비슷하나,

아주 다른 특징이 하나 있었다.


바로!

이 눈 떨림은 24시간 멈추지 않고 떨린다는 것!


노동시간을 전혀 준수하지 않고,

주간과 야간의 구분 없이 계속 떨린다.

이 눈 떨림은 사람을 아주 짜증 나게 만들었다.


"음......."

“그래도……. 곧 사라지겠지?"




그렇게.......

두 달의 시간이 흘렀다.

눈 떨림이 조금 나아졌나고?

아니다. 그 녀석은 여전히 멈추질 않았고,

밤낮 주야로 계속 나를 괴롭히고 있었다.


"덜덜덜"

“덜덜덜”


"설마..…. 평생 떨리는 건가?"


좀처럼 증세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질 않자,

나는 곧바로 병원으로 향했다.


"의사 선생님!"

"저 코로나 이후로 왼쪽 눈이 계속 떨려요!"


의사 선생님께서 말씀하시길

"피곤하시죠?"

"피곤하면 그럴 수 있습니다."


"아니... 피곤해.. 서 그런.. 게 아니고..."

"코.. 코... 콜로나... 때.. 문에에…….”


그렇게 눈 떨림의 이유를 피곤함으로 판정받고,

영양제 처방을 받아 집으로 돌아왔다.

약봉투에는 마그네슘과 비타민이 들어있었다.


"선생님! 저는 이미 비타민과 마그네슘을

꾸준히 챙겨 먹고 있었다고요!"

"코로나에 걸려, 눈떨림이 시작된 바로 그 순간부터!"


"단지, 그것이 눈떨림 치료에

아무런 효과가 없었을 뿐입니다."



시간은 계속 흘러갔다.

뉴스를 보니

코로나 확진자 숫자는 점점 줄어가고 있었고,

격리 단계 또한 점차 낮아지고 있었다.


세상은 일상을 회복해 가고 있었다.

단지, 나만 빼고.


왜냐고?


바로 내 눈!

내 눈은 회복될 기미가 보이질 않았다. 계속 떨렸다.


"덜덜덜"

"덜덜덜"


공포의 순간이 길어지면,

공포심은 곧 분노로 변한다.

나는 이제 코로나 따위가 공포스럽지 않았다.

그저, 눈이 떨릴 때마다 엄청나게 분노할 뿐.


평소 화가 크게 없는 나조차도

눈떨림이 시도 때도 없이 덜덜덜 하고 떨릴 때면

짜증과 함께 커다란 분노가 스멀스멀 피어올랐다.


"화가 난다. 화가 나!”

"그만 좀 떨어라! 제발!"


그런데, 이게 웬일 2일 전부터 갑작스레

눈 떨림의 횟수가 급속하게 줄어들기 시작했다.

만약 눈 떨림의 수치가 100%에서 90%, 80% 이런 식으로 점점  좋아지고 있었더라면, 크게 걱정하진 않았을 텐데


약 2달 동안 100%의 수치를 일정하게 유지하다가

이틀 전부터 갑작스레 수치가 50%, 30%

이런 식으로 확 줄어들기 시작했다.


나아질 때가 되어서 나아지고 있는 건지,

  동안 밤낮 주야로 덜덜덜 떨어서 이제 조금 쉬고 있는 건지 

나아진 이유는  수가 없었다.


"음......."


"며칠 전부터 자죽염을 먹고 있는데,

혹시 이것의 효과???"


"아니면, 최근에 감자를 많이 먹고 있는데,

혹시 감자 성분 안에 눈 떨림 치료 효과가???"


눈 떨림이 갑작스레 나아진 이유에 대해서

나름 분석해 보려 노력했지만 역시  모르겠다.


아무튼,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다행스럽게도 현재 눈 떨림의 수치는

많이 줄어들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도중 제 험담을

눈치챘는지, 갑작스레 눈 떨림이 심해졌다가

다시 잠잠해졌다.)


코로나에 걸렸을 때, 또 특이한 경험이 바로

컨디션이 오르락내리락한다는 것인데

컨디션이 강하게 올라갔을 때는 뜬금없이

막 권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슉! 슉!"


"혹시,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인체가 개조되어,

나도 근육 빵빵 슈퍼 히어로가 되진 않을까?"


뭔가 갑자기 힘이 막 솟아날 때는,

이런 말도 안 되는 생각을 잠깐 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역시는 역시였다.

근육의 히어로는 무슨......


"덜덜덜"

"덜덜덜"


나의 생각을 비웃기라도 하듯

내 눈은 또다시 힘없이 부들부들 떨며,

킥킥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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