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장” 북마켓 후기
-작가 노트 (북마켓 후기) -
북마켓을 처음 하던 그 첫날,
우연하게 제 책 옆으로 낙엽 하나가 떨어졌어요.
그런데 그 낙엽의 위치가 책과 너무나도 잘 어울려 북마켓을 하는 3일 동안 함께 하기로 결정했답니다.
그래서 마켓이 끝나고 나면 늘 낙엽을 집어 제 이름표 뒤에다가 보관하고 , 다음날에 다시 꺼내어 책의 옆자리에 두었지요.
그런데 마지막 날,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낙엽이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는 겁니다.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낙엽을 찾아봤지만 보이질 않았지요.
제 주변에서 북마켓을 하고 있는 작가님들께 혹시 제 낙엽을 보셨냐고 여쭤볼까 하다가
차마 그러진 못하고 혼자 이곳저곳을 누볐답니다.
마켓의 장소가 공원인지라 주변에는 떨어진 낙엽들이 참 많이도 있었지요.
그러나 제 낙엽은 보이질 않았습니다.
어쩔 수 없이 주변에 떨어져 있는 낙엽 하나를 집어, 하얀 테이블보 위에 올려두었습니다.
생김새는 똑같으나, 그 낙엽은 제 낙엽이 아닌지라 애정은 없었지요.
어디선가 바람이 불어와 이 낙엽이 사라진다 해도 아마 나는 이 낙엽을 찾아 주위를 서성거리진 않을 겁니다.
지난주 3일간의 북마켓이 끝났습니다.
처음이라 서툴렀으나,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다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후회가 남진 않아요.
처음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하자고 마음먹었으나, 이윽고 무거운 마음으로 하자고 다시 마음을 바꿔먹었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하면, 후회할까 봐서요. 그래서 무거운 마음으로 했더니, 모든 일정이 끝난 지금 몸은 무거우나 마음은 가볍습니다.
서툰 글과 그림에 소중한 가치를 부여해주신 많은 시민분들과 지인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