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작은, 그리고 아주커다란> 그림 작품 이야기.
-작업노트-
2022년 12월 23일, 24일, 25일 서울 현대백화점 목동점 7층(글라스 하우스)에서
열리는 ‘크리스마스 아트위크’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저의 첫 독립출판물
일러스트 시집 ‘비가 오는 날에’, 일러스트 작품집 ‘G2in0'과 함께 저의 그림을 굿즈로
제작하여 선 보일 예정입니다.
이번에 겨울, 그리고 크리스마스에 어울리는 그림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최근 작품 하나를 새롭게 만들었어요. 요즘에는 그리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그림들은 잘 안 그리고 있었는데,
이번 작품은 꽤나 긴 시간을 들여 그렸답니다.
저는 직접적으로 그림을 그리는 시간보다,
하나의 세계를 구축하는 데 시간이 조금 더 오래 걸리는 편입니다.
어떤 풍경을 보고 그리는 것이 아니라, 완전 무의 상태에서 하나하나 넣었다 뺐다 하면서 작품을 만드는 편이라
효율성으로 본다면, 제가 그림을 그리는 방식은 조금 비효율적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저만의 방식으로 그리다 보면,
존재하지 않았던 하나의 세계를 새롭게 구축하는 느낌이 들어서,
그림을 직접 그린 저조차도 작품을 매번 새롭게 해석을 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그림 속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제가 직접 다 창조했지만,
사실은 저도 그림 속에서 존재하는 이들의 마음을 모두 다 알진 못합니다.
그래서 그림을 그리고 난 이후에는, 늘 잔잔한 노래를 들으며 그림 속에 존재하는 이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지 자문하곤 한답니다.
제 그림은 일반적인 그림들과는 조금 다르게, 글귀가 들어간 경우가 많습니다.
글귀가 직접적으로 들어가 있지는 않더라도 사실 그림에서만 존재하지 않을 뿐,
그림마다 존재하는 이유와 의미는 메모장에 따로 보관되어 있습니다.
어느 누군가는 그림은 그림을 보는 관객으로 하여금 상상할 수 있는 여지를 주어야 하는데,
제가 넣는 글귀가 이를 방해할 수 있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의 작품에 글과 그림이 자주 함께하는 이유는
이것 자체가 저의 작품세계이기 때문입니다.
위의 그림은 최근에 완성한 작품 ‘아주 작은, 그리고 아주 커다란’이라는 일러스트입니다.
이미 다 완성은 하였지만, 그림을 보다가 조금 더 세계를 확장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면
아마도 그림 사이즈가 더 커지고, 더 많은 것들이 추가되어 들어갈지도 모르겠습니다.
눈이 오는 겨울밤,
이 작품에서 소녀는
지금 이 순간에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어떤 노래를 듣고 있을 까요?
이상, 저의 작품노트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