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잠시 되돌아봄
1. 긴 그림이 탄생하게 된 이유.
본 작품은, 가로 59.4cm, 세로 21cm의 긴 그림입니다. 처음 이 그림은 가로 11cm, 세로 13.5cm에 불과한 작은 그림이었습니다.
작은 그림이었던, 이 작품이 이렇게 기다란 모양을 하게 된 이유는, 바로 저의 오래된 응원자, 그 한 분 때문이지요.
(사실, 독립출판으로 일러스트 시집을 만들게 된 것도 그분 때문이랍니다.)
제가 ‘아주 작은, 그리고 아주 커다란’이라는 작품을 네이버 그라폴리오에 올렸을 때,
그분께서는 작품에 대한 감상글과 더불어 그림을 소장하고 싶다는 댓글을 남겨 주셨어요.
그래서 고민을 하다가,
조금 더 완전한 그림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드러나지 않았던 소녀의 시선 바깥 세계까지 확장해서 그리게 되었답니다.
사실,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다 보면, 작가라는 이름의 정체성이 흔들릴 때가 많은데, 그럴 때마다 늘 응원해주시는 분들 때문에, 흔들릴 수 있었던 작가의 정체성을 채워낼 수 있었어요.
응원이 필요한 순간, 응원을 받을 수 있다는 것.
도움이 필요한 순간,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
좋은 사람들이 필요한 순간,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
이 모든 것에 늘 감사하며,
제가 만들어낸 불완전한 글과 그림이 누군가에게는 완전한 행복이 되길 바라며 오늘도
멈추지 않고 창작을 이어나가고 있답니다.
2. 크리스마스 아트위크 참여.
얼마 전 12월 23,24,25일에는
현대백화점 목동점에서 열린
‘크리스마스 아트위크’에 참가하여,
저의 독립출판 서적과 그림엽서를 판매했습니다.
지난 북마켓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허리를 삐끗하여,
이번에 몸 상태가 그리 좋지는 않았는데,
올해의 마지막을 뭔가 의미 있는 것으로 채워내고 싶은 마음이 들었어요. 그래서 온 힘을 다해, 활활 태워가며 3일 동안 애썼답니다.
저뿐만 아니라, 참가하신 모든 작가님들이 다 열심히 하셔서, 12월 뜨거웠던 겨울이 아주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사실, 준비한 것에 비해, 큰 성과는 얻지는 못해서
조금 낙담하긴 했었지만(책을 많이 못 팔아서...^-^)
그래도 괜찮습니다!
좋은 작가님들을 많이 알게 되었고,
제 작품을 좋아해 주시는 시민분들도 많이 만났답니다!
3. 얼룩
어제는 버스를 타고 가다가
창문에 묻어 있는 얼룩들을 보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여기저기 묻어 있는 이 얼룩들도, 어느 날에는
한 겨울의 눈꽃처럼 보일 수도 있겠다. “
오늘이 지나가면,
이제 2023년이 새롭게 시작됩니다.
어쩌면, 작은 숫자들의 변화에 불과할지도 모를
이 순간들로 인해 오늘과 내일 우리네 일상은 크게 달라질 것이 없겠지만,
그 작은 변화들로
우리의 마음이 변할 수 있다면,
변화한다면,
우리의 서툰 흔적마저도,
먼 훗날에는 아름다운 눈꽃이 되어 있지 않을까요?
모두 올 한 해 마무리 잘하시고,
내년에도 늘 ‘좋음’이시기를 마음 깊이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