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글보글보글 아주 맛있게 끓여지고 있는 찌개가 하나 있다.
작은 냄비에서 퍼져 나오는 따끈한 향기가 저녁의 시작을 알린다.
찌개가 완성되면 스테인리스 국자를 쥐고
그릇에 옮겨 담는다.
배식을 할 때는 언제나 공평하게.
어느 누구 하나 넘치거나 부족하지 않아야 한다.
"소시지는 3개, 브로콜리는 1개"
반찬도 정해진 정량대로 배식을 한다.
(소시지는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반찬이며,
브로콜리는 아이들이 가장 싫어하는 반찬이다.)
배식이 끝난 후, 모두 앉아 식사를 시작한다.
그런데 표정을 보아하니
모두가 똑같은 양을 받지는 못한 모양이다.
한 아이가 소리친다.
"네 소시지가 내 것보다 더 큰 것 같은데?"
"이건 공평하지 않아!"
그러자 다른 아이가 소리친다.
"그 대신 네 브로콜리가 내 것보다 더 작잖아!"
"난 브로콜리를 매우 싫어한다고!"
소시지로 불만을 토로했던 아이가
고민에 빠진다.
소지기가 작은
내가 더 불행한 건지
브로콜리가 큰
저 아이가 더 불행한 건지
도대체 잘 모르겠다.
우위를 저울질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고민도 잠시
배에서 나는 꼬르륵 소리 하나에
모든 것을 잊고 식사를 시작한다.
나는 생각한다.
행복과 불행이 마치 두 아이가 배식받은
소시지와 브로콜리 같다고.
살다 보면,
남들보다 더 큰 소시지를 받아 너무 기쁠 때가 있고,
남들보다 유독 작은 소시지를 받아 너무 슬플 때도 있다.
남들보다 더 큰 브로콜리를 받아 슬플 때가 있고,
남들보다 더 작은 브로콜리를 받아 기쁠 때도 있다.
타인에 손에 의해 배식 받는
행복과 불행은 언제나 고르지 않고,
그때마다 우리의 감정은 늘 요동칠 수 밖에 없다.
*매주 수요일 작가님들과 그림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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