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에 있는 그림 작품은 시리즈 ’윤춘‘의 29번째 작품, ’ 냉혈‘입니다.
작품의 배경에는 9천~1만 여자의 글이 빼곡하게 쓰여 있으며, 그 가운데에는 그림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작품에서 빼곡하게 쓰여 있는 글은 ‘질서’를 의미합니다. 그리고, 그 글 속에 들어 있는 내용은 ‘무질서’를 의미합니다.
언뜻 보기에는 잘 정돈된 글처럼 보이나, 그 내용을 읽어보면 맞춤법도 틀리고, 글의 내용은 여러 가지 주제로 뒤엉켜 있습니다. 읽어도 이해되지 않는 글의 향연일지도 모릅니다.
이 작품은 질서 속의 무질서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 작품 속의 배경 글은 그 크기가 매우 작아서읽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 글에 관심을 갖고, 시간을 쏟아서 읽지 않는 이상, 그저 단정한 글의 모습만 보고 지나쳐 가겠지요.
저는 사람도 이와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겉모습은 반듯해 보이나, 오랜 시간과 노력을 들여 그 속을 들여다보지 않으면, 질서 속에 가려진 무질서의 모습을 발견하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질서만 보고 떠나 갈지, 내면 속에 있는 무질서도 함께 지켜볼지는 우리의 선택입니다. 당신의 선택입니다. 작품을 통해, 질서 속의 무질서를 느껴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