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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수리 감성돈 Mar 31. 2020

<오늘도, 무사> ; 오늘 그대의 일상도 무사하기를.

책방과 관련된 이야기들을 좋아한다. 나도 평생 책과 함께하는 삶을 살고 싶고, 쓰고 싶다는 생각 때문일까. 아니면 언젠가는 북카페를 차리겠다는 로망 때문인가. 책과 관련된 사람들을 좋아한다. 셀럽인 분들이 책방을 내면 반갑다. 그 사람과 나와 공통점이 있다는 것에 반갑고, 책에 대해서 공감하는 시간이 좋다. 그래서 배우 박정민도 내가 더 깊게 좋아하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책방 이름 ‘무사’와 같이 ‘늘 무사하세요’라는 말을 이 책방에서는 자주 한다. 처음 읽을때는 별 의미를 두지 않았지만, 이틀에 걸쳐 책을 읽는 동안 무사한 하루를 보내는게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그런 안부를 전하는게 얼마나 감사한 위로가 되는지 느껴지는 바가 있다. 이 책은 뒤편에 보면 ‘2018우수출판콘텐츠 제작지원사업 선정작’이라는 마크가 있다. 어머! 반가워라. 2019년 이 사업에 지원한 나의 입장에서는 너무나 반가운 책이였다. 나와 같은 지원사업에 도전한 적 있다는 책이라는 게 그 마음을 더했다.    

 

박정민의 <쓸만한 인간> 개정판을 읽다보면 혹시라도 본인의 책과 내용들로 인해 상처를 받은 사람들이 있다면 그 분들에게 죄송하다고 사과를 한다. 본인이 한 이야기에 사과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 사회인데, 그 마음에 놀랐다. 이 책 <오늘도, 무사>를 읽다가 요조님에게도 같은 맥락을 살펴볼 수 있었다. <청춘 페스티벌>에서 강연을 하게 되었을 때 전년도에 본인이 강연했던 이야기에 혹시라도 상처받는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개인의 경험으로 깨달은 나만의 교훈일 뿐 결코 만인에게 정답이 될 수 없으며, 내가 그것을 강요할 자격 또한 없다고 말한다. 그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데, 그 일을 요조님은 해냈다. 어쩐지 그녀의 행보가 기대된다.   

  

나는 책을 읽다가 책 속에 소개된 책들을 읽고, 파생되어 또 다른 책을 접하는 것을 좋아한다. ‘오늘도 무사’에서 몇 권의 책을 소개해주었고, 인터넷 온라인 서점에서 바로 검색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절판된 책이 대다수였다. 아... 읽지 못하는 아쉬움이 컸다. 그리고 쉽게 나오지 않는 주제들을 이야기 하는 것 묘한 매력에 끌렸다. 성 소수자를 인정하고, 진정한 페미니즘이 무엇인가 고민하는 모습이 반가웠다. 창피하게도 미소지니misogyny 라는 용어를 이 책에서 처음 접했다. 그리고 이어서 <벌새>책을 봤는데 거기에서도 미소지니misogyny라는 단어가 나왔다. 책들은 과거로부터 이어져 오고 있는 현실의 문제들을 늘 이렇게 언급하고 목소리를 냈는데, 나는 이제야 그 목소리를 듣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이제라도 알았으니, 나 스스로도 제대로 된 정의를 내리고 내 안의 ~~니즘을 키워보고 싶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숙제가 많아진다. 책에 소개된 책들을 읽고 싶고, 나도 그 감상을 느껴보고 싶다. 내게는 신선한 흔들림을 주는 책이였다. 



찌질한 백수가 마음에 담은 문장


오늘도 무사하세요.


244p. 꼭 하고 싶었던 말이 있었다. 그래서 무대에 올라가 정신없이 그 말을 했다. 그때의 내 이야기에 혹시라도 상처받는 사람들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개인의 경험으로 깨달은 나만의 교훈일 뿐 결코 만인에게 정답이 될 수 없으며, 내가 그것을 강요할 자격 또한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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