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모르겠다.

by 양수리 감성돈

대학교 후배이자, 대학원 후배인 여학생이 자살을 했다. 별로 친하지는 않았지만 얼굴을 알고 지냈고, 몇 번의 수업을 같이 받았던 적이 있는지라 내게 오는 충격은 꽤 컸다. 자살했다는 소식은 급속도로 퍼졌고 그 원인에 대해서 대학교, 대학원은 시끌시끌했다. 대학원을 졸업 후 모금 관련 단체에 취업을 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일 하는게 힘들다고 했고, 본인의 윤리적 가치와 맞지 않는 일을 시킨다고 했다. 모두 본인 책임이 되니 부담스럽다고 했고, 무섭다고 했단다. 그리고 스스로 목을 맸다. 그 죽음은 어디에서 오는 것인가.


비슷한 시기. 대학교 때 알고 지내던 오빠의 여자 친구가 자살을 했다. 그 여자친구는 복지관 총무팀에서 근무했고, 일이 힘들다고 했다. 여러 가지 회계 일을 하며 사회에 반하는 일, 음지의 일을 시키는 것을 힘들어하다가 결국은 너무 힘들다고 말했고, 자살했다고 한다. 난 2연타를 맞았다. 그 죽음은 어디에서 오는 것인가.


복지관에서 일할 때 알고 다니던 언니가 총무팀이였다. 지금은 사회복지계를 완전히 떠났다. 언니는 매일 울었다. 본인이 왜 이런 일을 해야하는지, 이게 사회복지사의 역할인지, 스스로 보고 듣고 이야기 하는 것을 차라리 못 보고 못 들었으면 항상 바래왔다. 그렇게 사회복지계를 떠났다. 그 원인은 어디에서 오는가.

새로운 직장에 취업해서 적응을 하느라 애쓰고 있었는데, 갑자기 들린 자살 소식들에 멘탈이 흔들렸다. 그리고 사무실에서 공황 장애 등장! 병원으로. 주위의 연이은 자살 소식 때문이였는지, 일에 대한 부담이였는지, 나는 결국 병원에서 돌아오지 못하고 공황장애로 퇴사를 했다. 그때 모금 관련 기관에 입사했었고, 복지관에서 일할 때는 몇 백, 크면 몇 천만원을 갖고 연간 사업을 하다가, 모금 관련 기획팀에서 몇 억을 다루게 되어 심적 부담감이 컸다. 그리고... 나의 가치와 반대되는 상황을 부딪쳤을 때 공황이 왔다. 물론 나는 이미 공황장애로 약을 먹고 있던 중이라서 하나의 트리거가 될 뿐, 공황의 전체적인 원인이 직장 때문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나는 이 모든 일들에 연관이 있다고 본다. 그 책임은 누구에게 물어야 할 것인가.


내가 일했을 당시에는 사회복지사는 노조가 없었다. 사회복지는 사람에게 향한 일을 하니까, 그것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는지 노조는 없었고, 일하는 사람들은 힘들었다. 지금은 노조가 생겼는지 모르겠지만, 그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을지, 일선 사회복지사의 목소리에 귀기울여주고 있는지 알 수 없다. 노조를 만들면 약간 운동가라는 인상이 굳어져서 직장에서도 쉽게 받아주지 않는다는 소문이 있었다. 직장은 소리 내지 않는, 닥치고 일하는 사람들, 조용히 책임지고 묻어주는 사람들을 바랐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난. 그런 눈치 안 보고 글을 쓰기로 했다. 지금은 사회복지사를 떠나 백수로 살고 있으니까. 내 목소리 정도는 낼 수 있지 않을까. 가끔 면접과 내 직장생활 얘기를 하다가 무거운 주제 몇 개 던질지도 모른다. 잘 모르겠다. 눈치 말아먹었으니. 한번 써 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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