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차 비우기-달리지 못한 마라톤 티셔츠

by 양수리 감성돈

2020년 9월 29일 18차 비우기-달리지 못한 마라톤 티셔츠

서울에서 직장생활 할 때 시즌마다 돌아오는 마라톤 대회에 매번 신청했다. 운동도 하고, 기념품 티도 받고, 마라톤 전, 후 페스티벌도 재미있어 보여서 선착순 접수를 위해 시간만 되면 눈에 불을 켰다. 선착순 접수 완료되어 금액을 지불하면 그 후로 마라톤이 진행되기까지 한 달 정도 시간이 남는다. 매일밤 퇴근하고 한강에 갔다. 시간과 거리를 측정하며 어느 정도 달려야 마라톤 대회 나가서 완주할 수 있는지 체크하고는 했다. 혼자한게 아니라 직장에서 마음맞는 사람들 여럿이 한강을 달렸다. 마라톤 티도 우편으로 도착하면 미리 입어보고 달려보기도 했다.


그러나 나는 마라톤을 참여해본적이 없다. 충남 아산에서 2번 달려본 적 있고, 서울에서는 참여해본 적이 없다. 문제는 마라톤 전날까지 달리고, 달리다보니 체력 안배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래서 결국 마라톤 대회 앞두고 기운이 다 빠져서 참여하지를 못했다. 그리고 같이 참여하기로 한 사람 중에 누군가 일정이 생겨서 못 가게 되거나, 늦잠을 자서 참여가 어려워지면 우리는 다같이 ’이때다!‘ 싶어서 핑계대고 마라톤 대회를 나가지 않았다. 그래서 결국 마라톤 티셔츠는 달리지 못했다. 마라톤 대회가 있는 날 티를 갖춰입고 밤에 한강으로 나가서 돗자리 깔고 술을 마셨다. 남들이 보면 당일 있었던 마라톤 대회를 다녀오고 뒷풀이 하는 느낌으로다가. 지금 생각하면 너무 웃기다. 그래놓고 그 다음 시즌이오면 또 파이팅!하며 선착순 접수에 열을 올리고는 했다.

달리지 못한 마라톤 티셔츠. 이제는 맞지 않아서 못 입는 마라톤 티셔츠. 비워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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