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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수리 감성돈 Dec 01. 2020

독립출판<10년 후 나의 밥벌이>

대학교, 대학원 사회복지를 전공하고 관련 업무를 5년 정도 했을 때 사회복지 실습생들과 마주하는 시간이 자주 있었다. 학생들은 22~25살 정도. 나는 29~30살 때였다. 그 친구들은 내게 물었다. 

”쌤은 사회복지 전공하면서 최종 목표가 뭐예요?“

최종 목표가 있기는 하지만, 섣불리 언급하지는 않았다. 학생들의 입장에서 선생님이자, 먼저 직장생활하는 내 말이 이 친구들에게 어떤 효과나 반응을 불러일으킬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몇 년 동안 실습생들을 본 결과 내 말이 주는 파급효과가 학생들에게 요동치는 무언가를 주었음을 느꼈다. 이제는 말할 수 있다. 내가 사회복지 하면서 최종목표는 대기업, 이름만 말하면 아는 기업 사회복지재단, 또는 전략팀에서 자리매김하는 것이였다. 사회복지 필드에서 일하면서 다양한 지원사업을 받고 사업을 진행했다. 그러나 서류를 잘 해주는 곳, 체계가 잘 되어 있는 곳, 이외에 사각지대에 지원을 받아야 하는 곳은 많았으나, 마땅히 그 곳에 손길이 미치지 못했다. 그런 것을 보며 내가 지원사업을 지원하는 주체에서 사각지대를 발굴하여 진정 도움이 필요한 곳에 지원사업을 지원하고 싶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에게 사회복지와 현대 사회의 문제에 대해서 인식 개선사업을 하기를 원했다. 내 말이, 내 소리가 영향력을 끼치려면 나는 대기업으로 가야한다고 생각했다. 20대, 30대 초반의 일이다. 이 책을 읽다보니 사회복지를 전공하며 10년후의 나의 밥벌이에 대한 고민을 나도 했었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공황장애가 내게 찾아온 지 7년째, 몸이 아프고 정신적 한계에 다다름을 경험해보니, 현실의 행복과 안정감을 행복이라 여기며 살고 있다. 10년 후의 내 밥벌이를 생각해볼만한 미래를 꿈꾸지 않았기에, 아니 공황장애가 오고 나서의 삶은 처음이기에 인생을 다시 설계할 필요가 있다. 작가분은...책방지기님이라고 칭해야 하나...여기서는 작가로 칭하기로. 작가님이 어느분께 질문을 했다. 10년 후에 이루고 싶은 게 있는지 말이다. 한 분의 대답은 10년 후에 레시피를 보지 않고 물김치, 포기김치를 담그고 싶다고 했다. 이 부분이 너무 유쾌했다. 맞아, 그것도 자급자족의 의미에서 밥벌이라고 할 수 있지, 10년 후가 먹먹함이 아니라 기대되는 한 명의 인생이 그려졌다. 나도 므흣한 미소를 지었다. 또 한분은 10년의 이루고 싶은 게 무엇인지 물어보았다. 그 분은 10년 후의 삶은 가격표 안 보고 과일 사는 삶이라고 했다. 맞아! 나도 그런 삶을 원했어!     


10년후의 밥벌이를 통해 삶의 다양성과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2~3년 후의 내 목표는 내가 사는 이 마을에 책방을 운영하는 것이다. 혼자가 편하고, 작게 운영할 것이라 1인 가게가 될 예상이 크지만, 책 속 이야기처럼 젊은 감성이 부족하면 젊은 사람이랑 일을 하면 된다. 내가 못하는 일이면 그걸 잘하는 사람이랑 같이 일을 하면 된다. 젊은 감성을 잘 아는 이웃과 정보를 나누고 함께하다보면 그 또한 해결되지 않을까? 어차피 아직 오지 않음 미래라면 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살려고 한다. 공황장애와 함께한 삶도 지금까지 불안했기에, 조금은 내려놓고 싶다.     


”매일 늦지 않게 문을 열어야 할 책방이 있다는 게 위로가 되었다“

지금, 오늘 하루의 일상은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끝으로 주어진 일 열심히 하고 따뜻한 밥 잘 챙겨먹고 몸도 마음도 건강하기를 바란다. 나도 그렇습니다. 우리 모두 파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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