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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수리 감성돈 Dec 17. 2020

필독서가 되었으면...<어린이라는 세계>

직장 다닐 때 독일에서 오신 분께 부모교육 지도자 과정 기초과정과 심화과정을 수료했다. 독일 어린이 보호연명에서 주관하는 부모교육 지도자 과정에 대해서 처음 배울 수 있었다. 교육비가 기초과정의 경우 60만원이였던가... 나는 관의 지원을 받아서 더 저렴한 가격에 교육을 들을 수 있었다. 독일에서 직접 창시자?이신 분이 오셔서 교육을 배웠던거라 독일어로 설명하고, 옆에서 한국어로 해석하고, 과정에 임하는 분들과 동그랗게 둘러 앉아서 여러 가지 실천을 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했었다. 나 외에 이 과정에 참여한 분들은 아동전문보호기관이나, 아동과 관련된 센터, 복지관 등 다양했다. 그 과정을 통해서 우리는 부모님들께 부모교육을 가르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는 것이다. 다른 분들은 자녀가 있었지만, 나의 경우 30대 초반이라 아이도 없고, 결혼도 하지 않았다. 그래서 교육 과정 또한 어렸던 나의 내면아이를 많이 꺼내서 이야기 했고, 많이 울고, 정화되는 과정을 느꼈다.     

무튼 이 과정에서 배운 교재에서 ‘유엔 아동 권리 협약’에 대해서 얘기했다. 그 시간이 참 뜻 깊었고, 독일의 경우 어린이에게 차별이나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부모들은 어떤 처벌이나 과정을 겪게 되는지 살펴보고 한국의 대비했을 때 씁쓸한 감정을 많이 느꼈다. 대한민국의 어린이는? 그때 처음 어린이에 대한 생각과 고민을 많이 했던 때이다.     

이번에 <어린이라는 세계>를 읽다가 부모교육 지도자 과정에서 꺼내었던 내 어린이의 감정이 튀어나와 즐겁기도, 또는 아프기도 했다. 늘 말하는 거지만, 내가 어렸을 때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어른이 한 명이라도 있었더라면? 나는 좀 달라지지 않았을까, 난 좀 더 웃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을 해본다. 얼마전에 알게 된 학생도 상담 중에 상담 선생님께 그런 말을 했다고 한다. 내 주위에 내 이야기를 들어줄 어른이 없다고 말이다. 그 말 듣고 마음이 너무 아팠다. 나는 그 친구를 아는데, 나도 어른인데, 내가 그런 어른이 되어주지 못함에 미안하기도 하고, 그 부모가 원망스럽기도 하고, 왜 이런 생각들은 내가 커왔던 그때랑 달라지지 않았는지 속상한 마음도 있었다.     

감성돈 나이 36살, 내 주변 친구들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는 친구들이 많아졌다. 결혼과 아이가 아직인 내 입장에서, 그리고 결혼, 아이 생각이 별로 없는 입장에서 어린이 세계를 짐작하는 것은 많이 어렵다. 그렇지만 지금은 어른이 된 나도 언젠가는 어린이였기 때문에 그 세계를 지내왔기 때문에 할 말이 있고, 내 목소리도 낼 수 있다고 본다.     


이 책을 읽으며 요즘 사람들에게 필독서가 되었으면... 조심히 생각했다. 내가 아이가 없다고 해서 이웃 주변에 어린이들이 없는 게 아니다. 어린이들에 대한 배려와 예의가 있는 어른이 되었으면 좋겠다. 투표권이 없는 어린이라는 개념이 아니라, 앞으로 이 나라를 짊어지게 될 어린이들이 아니라 지금을 살아가는 한 생명체이자, 사람으로 어린이를 대했으면 바란다. 너무 당연한 말인데 나는 이 책을 읽고 내가 하고 있는 건 배려도 아니고 예의도 아니였음을 조금씩 알게 되었다. 특히 ‘착하다’는 표현의 이중적 표현, 아이를 위계적으로 대하는 표현일 수도 있다는 것. 조심해야겠다. 비단, 어린이한테만 적용되는 얘기는 아니리라.     

감명깊에 보았던 부분, 공감되는 부분은 책에 모서리 접기를 하는데, 이번에는 너무 많이 접어버려서 딱 한 두가지로 적기가 힘들다. 그렇다고 내가 좋았던 부분을 모두 적어보려고 하니, 이 책 한권을 필사하게 되어버릴 것 같다. 필사라.. 그것도 좋은데? 이 책을 읽고 토론회나 이야기의 장을 열었으면 좋겠다. 책의 내용을 섣불리 말하기 어렵다. 그저 한번씩 읽어보시기를.     


- 나는 어린이에게 느긋한 어른이 되는 것이 넓게 보아 세상을 좋게 변화시키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어린이를 기다려 주는 순간에는 작은 보람이나 기쁨도 있다. 그것도 성장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어린이와 어른은 함께 자랄 수 있다.     


- 하지만 그것은 해결책이 아니라 차별이다. 그리고 차별은 어떤 말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사회가, 국가가 부당한 말을 할 때 우리는 반대말을 찾으면 안 된다. 옳은 말을 찾아야 한다. 


- ‘어린이 전용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 도서관은 좋은 곳이지만, 어린이가 하고자 하는 모든 일이 책과 연관된 것은 아니다. 학교는 좋은 공공시설이지만, 어린이의 일을 모두 교육의 틀에서만 진행할 수는 없다. 어린이가 도서관과 학교 외에 어린이 전용 공간을 가지지 못할 이유가 무엇인가?


- 온 나라 국민이 힘을 합쳐 점검할 게 또 있다. 어린이 권리 교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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