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대로라면 12/19~12/24 내가 차린 백수의 밥상을 올려야 하는데,
멘탈이 집 나간 바람에 그동안 사진 찍을 여력이 없었다.
잘 차려먹지도 않은 것 같은데... 맙소사. 살은 그대로다. 왜 살이 그대로야?
알다가도 모르겠다.
백수도 크리스마스 분위기는 내고 싶어서
갑자기 크리스마스 이브날 오후 6시 넘어서 번뜩!!!
동네 빵집으로 달려갔다. 독일에서 크리스마스 때 먹는 슈톨렌이라는 것이 있었다.
맛이 궁금하기는 하지만. 내가 가진 현금으로는 궁금함을 채우기 부족하다.
치아바타랑 크로아상을 구입했다.
동네에서 맛있는 커피도 한 잔 사왔다.
냉장고를 열고, 뭔가 분위기 낼 만한 음식이 있는지 찾아본다.
그래서 밥상을 차렸다.
함께 찍힌 초콜렛 상자들은 다른 이들에게 선물용.
양초는 생일선물로 받은 것. 와인잔은 책 사고 굿즈로 받은 것.
와인잔에 담긴 것은 아이스 카페라떼.
처음 시도해보는 새우 감바스, 까르보나라 스파게티 레토르트 식품 데우기.
빵집에서 사 온 빵으로 셋팅하고 분위기를 내봤다. 캬아.
SNS용 사진을 찍고, 모든 음식은 다시 타요 밥상으로.
음... 나에겐 나이프도, 포크도, 버터나이프도 없다.
오로지 숟가락, 젓가락. 그래! 먹는 데 지장 없으니. 열심히 숟가락질 젓가락질.
잘 먹었습니다~
크리스마스 당일.
오늘은 또 무엇을 먹어볼까. 또 분위기를 내고 싶은데... 어제 먹은 걸로는 배가 안 참.
밥과 국을 차려서 먹기로.
밥상 차릴때마다 설거지 하며. 어떻게 하면 설거지 양을 줄일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예전에 사 둔 다이어트용 식판이 생각났다. 거기에 반찬을 담고 설거지를 최소화하기로. 뭔가 멋짐을 버리고 실용성을 차린 느낌이다.
그리고 저녁은 또 분위기 잡고. 빵으로 이미 준비.
치아바타랑 크로아상 좋은 거 사놓고, 내가 먹고 싶은 것은 빅땅콩샌드라니.
오늘은 그런 생각을 해보았다.
어제 오늘 몇 개의 촛불이 켜지고 사라졌을까?
촛불을 켰을 때 우리는 무엇을 축하하고, 어떤 소원을 빌었을까?
어린이는 너무 철든 소원을 말하지 않았기를,
어른은 하루 정도 동심 어린 작은 소망을 바랐기를,
오늘은 층간소음도, 앞집 소음도 이해하게 되는 하루.
각자의 집에서 저마다의 행복으로 즐겁기를. 모두 메리크리스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