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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수리 감성돈 Mar 26. 2021

'고래가 되어' 고래스쿠터

어제 안과 대기 중 글을 읽고, 그림을 본 책. 

고래스쿠터와 함께한 남해안 스쿠터 그림여행책이다. 작가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모든 곳은 고래가 있었고, 고래와 함께했다. 그것을 글로 쓰고, 그림으로 표현한 게 장관이였다. 그림의 장르가 여러 가지라서 보는 재미가 있었다. 그리고 여행을 통해 바라본 세상을 그에 알맞은 연출로 나타내서 눈이 즐거웠다. 하동과 남해는 나 또한 혼자 여행을 다녀본 적이 있는지라, 익숙한 명칭과 도로가 나오면 반가움이 더해졌다. 그 길을 작가는 고래와 함께 했구나.      


‘고래가 되어’ 악보는 ‘먼지가 되어’ 실제 코드를 인용했다는 것도 독특하다. 악보를 볼 줄 모르는 내 입장에서 아쉬움도 있지만, 그림이 음악이 된다는 상상, 보이는 것이 들리는 것으로 표현될 수 있다는 것. 그 확장되는 예술성에 감탄했다.      


글과 함께 그림을 보면서 일관성, 다양한 시각적 감각을 느낄 수 있었다.

‘블루(베리) 쉐이크’ 이것만 보면 별 거 아닌데, 그림과 같이 보면 다른 상상이 열린다. 

청산도에서 어느 형님이 발굴한 가라앉은 고려청자 이야기. 그림과 같이 보면 엄청 격하게 즐겁다. 

“이쁜 카페가 있어 후진했다. 여기서 잠시 쉬었다 갈까?” 가끔 직진도, 나아가기도, 멈추기도 필요하지만 후진도 필요하다. 

‘쉼’글자 속에 ‘숨’이 들어있네. 숨만 잘 쉬어도 잘 쉬는 거구나.. 오우, 공감

“잎새에 비친 햇빛이 좋아 벤치에서 삼십 분 낮잠을 잤다.”


기억에 남는 문장과 그림이 많다. 그 중에서 좋았던 문장 하나를 소개한다. 

작가가 템플스테이에서 스님과 나눈 대화중에 한 부분이다.

“숨이 고르게 될 때까지 해야 합니다. 호흡법이 명상이에요. 사람들은 숨조차도 욕심을 냅니다.” 

숨조차도 욕심을 낸다... 듣고보니 내 일상에서 가장 필요했던 숨조차 나도 욕심을 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불안도, 고민도, 스트레스도 결국 이 욕심에서 발현되는 것 아닐까. 조금 더 밑줄 긋고 생각해보고 싶은 문장이다.      


이 책도 구름마에서 나온 책이다. 같은 곳에서 책이 나와도 작가마다, 글감마다 표현도 다르고, 색다른 느낌이 가득하니 구입 안 할 수가 없는 노릇이다. 하하- 

내 안의 고래를 떠올리며- 그 고래와 하늘 가득 바다로 채워 둥실 두둥실 떠다니는 상상을 해본다. 가끔은 밤바다가 무섭기도 하지만, 고래와 함께하면 괜찮을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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