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양수리 감성돈 Apr 19. 2021

-전국축제자랑, 제철과일 과즙이 팡팡~터지는 기분-

-전국축제자랑, 제철과일 과즙이 팡팡~터지는 기분-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문호리에는 정기적으로 열리는 ‘리버마켓’이 있었다. 집도 가깝고, 볼거리, 체험거리가 많아서 늘 축제장을 가는 기분이였다. 지금은 코로나와 여러 가지 이유로 리버마켓은 변형되었지만 일단 내가 늘 다니던 그 시절로 들어가서 이야기해보겠다. 갈때마다 사오는 식품이 있었다. 그러나 갈때면 사장님은 자리를 자주 비웠고, 옆에 부스에 계신 분들이 대신 계산을 하고 식품을 주셨다. 

“사장님 어디 가셨어요?”

“연 날리러 갔어요,”  

   

또 어느날,

“사장님 어디 가셨어요?”

“주차 안내하러 갔어요.”     


또 어떤 날, 

“사장님 어디 가셨어요?”

“화장실 청소하러 갔어요.”    

 

리버마켓에 물건을 내놓는 분들도, 구입해서 가져가시는 분들도 하나가 되어 연을 날리고 서로의 규칙을 만들어서 주차 안내와 화장실 청소를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였다. 또 한번은 생각했다. 어른이 연을 날리러 갔다고? 연날리기가 재미난 것일까? 몇 걸음 가다가 시야가 뻥 뚫린 곳에 하늘에 나부끼는 연들을 보고 나 또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도, 어른도 하나가 되어 서로의 연을 날릴 수 있도록 도와주고, 얼레를 조이고, 푸는 법을 알려주며 전통적인 놀이가 현대화되어 즐길 수 있는 그 시간이 너무 즐거워보였다. 이런 비슷한 풍경을 언젠가 본적이 있었는데... 한강에서 나들이 나온 가족들이 연 날리는 모습이 기억났다. 나는 그당시 여의도 쪽에 직장을 다녀서 날 좋은 날 동료들과 한 잔씩, 허허- 하러 자주 한강으로 갔다. 연을 날리는 아이와 그 곁에서 훈수 아닌 조언을 주는 가족들 사이에서 모든 배경은 풍경이 되고, 이 세상의 주인공으로 살아가는 누군가의 인생을 보고 참으로 즐거웠다. 그 풍경이 양평 문호리에도 이어지고 있음을. 그리고 과거와 현재도 이어지고 있음을... 그게 참 좋았다.      


<전국축제자랑>을 읽으며, 전통이 계승된 여러 축제들을 보며 뿌듯하기도 했지만, 분명히 현대사를 반영하여 수정되어 변화되어야 할 점들이 보였다. 김혼비 작가님의 글투가 너무 재미나서 책이 나올때마다 구입해서 본다. 와... 그런데 웃고 있는 나의 뼈를 때린다. 다녀온 곳들을 미화적으로만 설명하는 게 아니라 꼬집을 것들은 예민하게 날 선 문체를 보인것에 놀라웠다 감성돈은 충청도 사람이다. 충청도에 있는 품바축제나 젓가락 축제와 관련된 내용을 읽으며 (이런 것이 지역감정인가?) 부끄러워지기도 했다. 그런데... 품바 축제를 가서 감성돈은 출처를 알 수 없는 춤을 추며 즐거워했다. 허허- 주막이라고 쓰여진 곳에 가서 한 상 푸짐하게 먹고 퍼레이드를 보려고 기다리며 가까운 시장에 가서 시장 구경도 하고 왔던걸로 기억한다. 아마 함께갔던 분이 즐거워하셔서 그 덕에 나도 즐거워했는지도 모른다. 책에서 보면 전국에서 흑자를 본 축제는 4개라고 한다. 그곳을 인터넷으로 검색해봤다. 그렇구나... 다녀온 적이 없어서 흑자를 내는 축제는 어떤게 다른지, 가보고 싶기도 하다.      


감성돈은 전국에 많은 축제를 다녔다. 혼자 여행을 떠날때면 그 지역에 축제가 있는지 검색도 해보았고, 계절에 따라 여행지를 고를 때 축제가 진행되는지 여부를 살피기도 했다. 어떤 축제는 주차하다가, 줄만 서서 사람 구경만 실컷하다가 온 적도 많다. 여행지에 맛집은 수두룩하게 검색해놓고, 축제에서 천막치고 먹는 막걸리와 음식이 제 맛이라며 꾸역꾸역 먹고 나온 적도 많다. 물론 공황장애가 있기 전에는 축제에 대한 거리낌이 없었고, 공황장애가 온 후로축제가는 것도 제약이 생겼다. 뭐- 어쨌든.     

 

짚고 넘어가고 싶은 부분이 있다. 

“우리는 특히 아이들은 담기는 그릇에 따라 모양이 변하듯 축제가 이끄는 대로 얼마든지 연어와 한마음이 될 수 있다. 존재를 죽이는 장소가 아닌, 존재가 깃드는 장소로서의 동물 축제를 보고 싶다.”

감성돈은 산천어 축제를 다녀온 적 있고, 얼음 언덕 같은 곳에서 튜브를 타고 썰매를 타는 프로그램을 즐겼다. 커피축제도 함께해서 커피도 마시고 얼음조각상을 거닐며 1박 2일 동안 축제를 다녀왔다. 그 당시에는 산천어 축제에 대한 어떤 문제점도 알지 못했고, 나 또한 깨닫지 못했다. 내가 생각한 것은 천에서 하는 축제이기에 겨울에 얼음이 꽝꽝 얼어야 할텐데... 그 정도 뿐이였다. 그후에 여러 가지 매체들을 접하고, 사람들을 만나며 나의 의식 또한 달라졌다. 각자 조금씩 고민해보자. 이야기 할 수 있는 공간이 많아지기를.   

   

책에서 가장 즐거웠던 순간, 순간은 

제철 음식도, 지역 향토 음식도 그러했지만,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그 풍경이 너무 아름다웠고, 내 앞에도 그 풍경이 그려졌다. k-스러움을 빼고, 더하고, 나누고, 곱해서 아니 결국은 계산없이 순수해져서 모두 즐거운 축제가 또다시 펼쳐졌으면 좋겠다. 사람이 많아도, 서로의 어깨가 부딪쳐도 기분 나빠하지 않고 즐거워하기를. 그곳에서는 마스크 따위 퉤~      

책을 보고 냉동실에 있는 곶감을 꺼냈다.

와일드푸드파이터대회에서 동메달 거머쥘 자신은 없지만,

먹는데는 진심인 감성돈. 헐, 감성돈의 감은 먹는 감은 아닐까, 무튼.     

잘 읽었습니다아~~   


  


-밑줄 그은 문장-

“오늘 엄마가 죽었다” 이후 가장 임팩트 있는 그 첫문장에 오늘, 우리가 좋아 죽었다.     

‘익살’에 ‘품위’가 더해져야 ‘해학’이 된다.     

초여름 초저녁의 그 분위기만으로도 살짝 취하는 느낌     

노란 리본이 미움받을 때마다 우리도 마음에 조금씩 내상을 입는다. 리본만으로도 이렇게 미움받는데 유족과 관련자들은 대체 어떤 것들을 감당하면서 살고 있는걸까 아득해서다. 매달려 있다는 사실도 가끔 잊어버리는 리본을 아직 떼지 못하는 이유도 그 때문일 것이다.      

과연 제철이란 무엇인지, 벌교의 제철은 이미 지난건지, 다시 오긴 올 것인지 같은 이야기를 나누며. 

   


매거진의 이전글 '고래가 되어' 고래스쿠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