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안 들이고 복 많이 받으세요

by 양수리 감성돈

2020년 1월 24일(금) - 퇴사 후 24일


설 연휴에 할머니 댁에 찾아가지 않은지 10년이 넘었다. 어렸을 적 제사를 지냈을 때는 설날과 추석은 충주 할머니 댁에서 친척들이 모두 모이고는 했다. 어른들은 제사를 지내지 않기로 한 후부터 친척들이 모이지 않게 되었다고 말하고, 내 입장은 늘 싸우기만 하는 친척들 안 보는게 편해서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안 만나게 되었다고 본다. 그래서 설 명절 되기 전에 할머니댁에 가서 할머니만 뵙고 오는 날들이 늘어났다. 10년 넘게 친척들 얼굴 안 봤지만, 보고 싶고 그립지는 않다. 이 또한 사연은 많으나, 사연 없는 집이 어디 있겠는가. 그 이야기는 넘어가는걸로.


직장을 다니지 않아도 새해 연휴에 연락해서 설 인사를 드릴 주변분들은 많다. 선물을 보내기에는 돈이 없고, 찾아가기에는 시간이 없고, 전화로 하기에는 부끄럽다. 돈 안들고 설 인사를 전달하는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 하다가. 설에 어울리는 이미지를 찾아 각자 보내는 분 상황에 맞게 메시지를 달리 적어서 보내기로 했다. 내용은 아래 그림 참조.


각자 개인에 맞게 메시지를 보내다 보니 받는 분들도 답장이 자주 오는 편이다. 책을 2권 내며 지인분들께 연락해서 책 파는 것도 미안했는데, 설을 맞이하여 이번 기회에 안부 인사를 묻게 되어 체면치레를 한 기분이다.

이번 설은 혼자 보내지 않는다. 지인분이 오셔서 떡국과 잡채를 푸짐하게 해서 배불리 먹었다. 동네 산책도 하고 설 특선 영화도 보고, 다람쥐똥 커피도 마셨다. “안녕히 주무세요” 지인분과 인사를 나누고 잠자리에 들어가셨고, 야행성인 나는 또다시 이 시간에 눈이 초롱초롱하다. 모두들 어디서 지내는지 모르겠지만 뜨뜻한 방으로 들어가 이부자리에 들기를.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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