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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수리 감성돈 May 03. 2021

우리 ‘순희’ 할무이의 정원

타샤 튜더 할머니의 정원만큼은 아니지만,

우리 ‘순희’(우리 할무이 존함) 할무이의 정원이 있다. 

노란꽃이 피었다. 피어난 꽃을 찍으려는 할머니 모습을 보고,

“우와~ 노란 꽃이 너무 커서 바나나 열린 줄 알았어요!”

라고 농담했다.

“하하하-” 

순희 할머니 웃으신다.    

  

아버지께서 할머니의 정원을 바라보다가 하얀 민들레를 발견했다.

“하얀 민들레 흔치 않은데... 이쁘네”

그 말을 듣고 흔치 않다길래 살펴봤다.

보고 또 봐도 보통 민들레랑 차이점을 모르겠지만,

“우와, 할무이 진짜 이쁘네요”

“하하하-”

순희 할머니 즐거워하신다.      

할머니 집은 연립 1층이다. 연립 바로 앞 다 넘어가는 담장 앞에 줄지어 있는 것이 우리 할무이의 정원이다. 할머니의 자랑이자, 즐거움이시기에, 또 화분을 보며, 

“우와~ 진짜 잘 자란다. 푸릇푸릇. 우리 할머니 슈퍼 안가도 되겠네요.”

라고 말했다. 

“하하하-”

순희 할머니 얼굴에도 꽃이 폈다.      

무심코 화분들을 보다가 낯선, 그런데 추억을 불러 일으키는 낙서를 보았다.

동네 아이들이 놀다가 어두운 색 화분에 곱돌로 낙서를 한 듯 하다.

곱돌...아시나요? 허허- 

그런데 그 낙서가... 정말로 동네 아이들이 한 것인지, 어렸을 때 내가 ‘동네 아이들’로 불리었을 때 낙서인데 아직까지 남아있는 것인지 확실하지가 않다. 이거 정말로 내가 어렸을 때 곱돌 가지고 화분에 낙서한 것 아닐까? 재미난 추억 만들기? 즐거워졌다. 

순희 할머니의 정원에서 어렸을 때 내 추억들도 발견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 

그리고 채소 뿐만 아니라 꽃도 키우는 낭만과 감성도 나를 즐겁게 한다. 

생각해보면, 할머니의 정원에서 나도 잘 자랐네요^^ 


할머니의 정원에서는 흔들리는 꽃들 속에서 니 샴푸향이 느껴진거야, 오예

샴푸향보다 순희 할머니의 웃음이 향이 되어 전해진다. 찐!이네~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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